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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능소화 심은 사연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19 조회수833 추천수10 반대(0) 신고
 
 
 

 

 

<능소화 심은 사연> ... 윤경재

 

당치게 꿈 먹은 여름비가

허물어져 가는 양반가 북향 골목

잔가지 없이 굵고 다라진 古木에

수줍은 주황색 꽃등을 내단다

 

질긴 하룻밤 인연 

임금의 씨 없는 시앗신세 서러워

담장 너머 넝쿨 늘어뜨려

길손에게 임 계신 곳 반겨 묻네

 

닥지닥지 촛대 같은 꽃망울은

보리쌀 한 되 얻으러 큰댁에 간 아부지

길 잃을까 밤새도록 뜬눈 밝히는

흥부네 개구쟁이 초롱초롱 눈망울

 

속 깊은 양반규수 애먼 데로 시집와

애비 닮아 가난해도 우애 깊은 아이 낳고

함부로 꽃대 따면 눈먼다고

미물의 정절 지켜 주라고

기다리다 보면 꽃으로라도 핀다고

키 커도 한껏 낮춰 피는 능소화를 심었다.

 

 

*능소화 꽃술에는 독이 있어 꽃 만지고 눈을 비비면 해롭다고 합니다.

  능소화는 주로 양반가에서 담장 가에 심었으며 전설에는 소화라는 궁녀가

  하룻밤 임금의 시앗이 되었다가 궁중 세도에 밀려 평생 임 그리며

  상사병으로 죽어 꽃이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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