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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리 가운데 계시는 하느님 / 이인주 신부님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22 조회수749 추천수11 반대(0) 신고
 
 
소리 가운데 계신 하느님

소리 가운데 계신 하느님을 만나고 왔다. 하느님을 만났다고 하면 호기심 반 시비 쪼 반으로 딴지를 걸어 오는 분들이 있다. 에이 어떻게 어디서 하느님을 만나셨어요? 그러나 하느님이 계신 것을 인정하는 분들이라면 태도가 다르다.
 
아! 영적체험을 하셨구나 하고 뭔가 좋아한다. 얼마나 좋은 일인가. 세상 삶에 있어 기쁨은 함께 공유할 수 있음이다. 하느님을 만났으면 그 만남의 기쁨 안에서 나누는 기쁨 말이다.


공기가 맑아서 일까? 기도에 참 깊이 들어갈 수 있어 참 좋다. 안개 속의 공기도 참 좋다. 그 안개 속의 공기 속에서 소리가 들린다면, 글쎄 하겠지만, 그분의 음성이 들려오는 걸 어떻게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이를테면 골짜기의 냇물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고, 산속에 언제 왔는지 뻐꾸기가 뻐꾹 우는 소리와 같이 말이다. 그것뿐이랴 나무가 하는 소리 가운데 아주 찐한 산소리의 소린 어떤가? 더 좋다. 그냥 있는 존재 자체로 날 영적으로 살찌우게 하니 얼마나 좋은가.


우리는 도시에서 살아가기에 그런가 몰라도 소리에 민감하지만, 그 소리에 감사할줄 모른다. 왜냐하면 소리가 나를 유쾌하게 해야 하는데 많은 경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건 자연의 소리가 아니라, 인간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소음과 공해에 가깝기에 그 소리 안에서 감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좋으신 분을 만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도시 사람들이 다 시골이나 산속 아니면 어촌으로 다시 이사를 가야한다는 말인가. 물론 자연으로 돌아만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게 안 되니 참 그렇다. 그렇다고 소리 안에 계신 하느님 만남을 포기할 수 없기에, 도시의 소리 안에 계신 하느님 만나기도 추천해 본다.


먼저 도시 안에 숲을 만들자. 돈이 어디 있어 그걸 할 수 있느냐고 하지만, 우선 작은 공간에라도 나무 아니면 채소라도 심어보자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그들과 대화를 하게 되고, 그 안에서 그들의 소릴 들을 수 있다. 그들과 대화가 되면 그 안에 계신 하느님을 만나게 된다.
 
하느님이 언제 얼굴 보여 주셨던가? 그런 분 아니시다. 자연 안에 계신 그분을 만남이 소중함이다. 그러니 각자 작은 숲을 만들자. 그것이 안 되면 화분이라도 몇 개 가꿔보자. 그럼 그들의 소리 안에 그분 계심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가까운 숲을 찾아 들어가는 것이다. 서울은 참으로 좋은 도시이다. 어머니의 젖줄인 한강이 있어 좋고, 아버지처럼 든든한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남산, 안산 등이 있어 좋다. 연대 뒤에 있는 안산을 자주 찾는데, 그때마다 새롬이 더욱 커진다.
 
그건 무얼 말하는가? 산이기에 계절별로 변화가 오는 것은 사실이나, 그 변화도 변화이지만 산으로 들어갈 때 마다 느껴지는 그 맛이 다르다. 요즘은 한 여름이고 덥지만, 도시의 산답지 않게, 들어가는 순간에 확 다른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그때 벌써 숲과 대화가 이뤄지는 것이고, 그 안에서 그분의 음성인 소리를 듣는다.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가? 그러기에 더러는 혼자 산을 찾는 것이다. 나만 듣고 느끼기엔 아까운 것 같아 추천을 하는 것이다.
 
돈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일상복 차림에 운동화만 신으면 가능하다. 단 산과 숲에게 예를 표하자. 그래야만 그들도 기쁘게 자신들과 함께 계신 그분의 음성을 듣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셋째는 요셉이네처럼 도시 근교 산속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건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선 경제적인 여건이 되어야하고, 시골이나 산이 좋아야 하는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어떻든 간에 우리 인간은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가운데 소릴 들을 수 있고, 그 소리 가운데 하느님을 만난다. 그와 동시에 우린 관상이나 묵상을 할 줄 알아야한다.
 
산보를 하되 그냥 걷는 것이 아니라, 명상, 관상, 묵상의 단계에 나아갈 때 자연의 소리 가운데 그분의 소리를 식별해서 들을 수 있는 것이고, 그 가운데 그분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다.
 
그러나 해보라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아! 이걸 말했구나 하고 느낌이 올 것이다. 지금도 비둘기 한 마리가 구구하며 지나가는 그 소리 안에서 그분을 느낄 수 있어 참 좋다. 소리 안에 계신 그 분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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