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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길을 돕는 방법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22 조회수690 추천수10 반대(0) 신고
 
 
 
<주님의 길을 돕는 방법>
 
 
그들이 길을 가다가 예수님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셨다. 그러자 마르타라는 여자가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마르타는 갖가지 시중드는 일로 분주하였다.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 주십시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루카 10,38-42)
 

   루카 저자는 오늘 복음 말씀 서두에 예수님과 일행이 길을 가고 있었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 대목이 예수님께서 걸으셔야할 여정에서 생겨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건 중에 하나의 에피소드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단순히 공생활 중에 있었던 사건이 아니라 예루살렘을 향하여 당신께서 걸어야 될 길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예루살렘을 향하는 여정 중에 계신 예수님의 발걸음을 지체하려는 의도를 물리치는 사건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르타는 예수님을 이전에 알고 있었나 봅니다. 또 깊은 은혜나 감동을 받았었나 봅니다. 그랬기에 자기 집에 모셔 대접하려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생각과 마르타의 생각이 서로 달랐다는 것이 나타납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의 집에 대접을 받고 쉬러 들어가신 것이 아니라 여정의 일환으로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시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마르타는 예수님을 대접하려고 초청한 것입니다. 마르타의 이런 인간적 생각이 예수님 여정을 지체할 뻔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호의를 베풀고자 하는 마음이 잘못 되었다고 나무라신 것이 아니라 염려하고 걱정하는 것을 나무라셨습니다.

  요즈음 제가 다니고 있는 본당에서 주임신부님께서 가정 방문을 하십니다. 그때 신부님께서 우려하시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은 냉담하고 있다든지 사목적 관심이 필요해 꼭 방문해야 할 데는 빠지게 된답니다. 그점이 가장 안타깝다고 하십니다. 초청을 거절하고 밖에 나가버린 교우 댁을 무작정 찾아 갈 수 없는 일입니다. 또 방문한 가정에서 모두들 대접을 잘 해주시려하기 때문에 그 점이 부담이 된다고 하십니다. 접대에 응하다 보면 아무래도 시간이 지체되어 예정하신대로 마치기 어렵고 먹고 마시는 것도 부담이 된다고 하십니다. 그 시간에 신앙생활에 꼭 필요한 대화나 좀 더 많은 가정방문을 하시고 싶다고 말씀하십니다.

   가정 방문한 신부님을 방에 앉혀두고 잘 대접한답시고 부산떨며 청소하고 요리한다고 야단법석을 떤다면 아마 같이 방문하신 봉사자들이 한 소리 했을 것입니다. 모두 다 필요 없으니 얼른 자리에 같이 앉아 말씀을 나누시라고 했을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도 대접을 받으러 마르타의 집에 들어가신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라도 더 올바로 이끄시고 제자들을 가르치시고자 하셨던 것입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의 의도를 금세 깨달았습니다.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채고 그 말씀을 듣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마르타는 지금 또 커다란 실수를 한 가지 더 범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동생 마리아에게 야단을 쳐 본 적이 없었기에 자기가 무어라 핀잔주기가 싫으니 그 악역을 예수님께 떠넘긴 것입니다. 자기도 못할 일을 주님께 시킨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입으로는 주님이라고 외쳤으면서도 실상은 심부름꾼으로 여긴 셈입니다.

  우리도 이와 비슷한 실수를 자주 범합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우리에게 절실한 내용만 주절이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지도 않고 일어서는 것과 똑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의도하신 바를 알려고 하지 않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만 해 주시라고, 우리의 심부름꾼 노릇만 하시면 된다고 하는 행동입니다.

   그래도 예수님께서는 마르타를 나무라시지 않고 두 번씩이나 이름을 부르시며 다정하게 말하십니다. 잘 깨우치라고 가르쳐 주십니다.

  그 방법도 부정어법이 아니라 긍정어법을 사용하십니다. 잘못된 것을 따지듯 지적하시는 것이 아니라 잘 한 점을 칭찬하셔서 깨닫게 이끌어 주십니다.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마리아는 자기 위주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 위주로 생각하였습니다. 예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고 그 뜻에 알맞게 처신 한 것입니다.

   바로 예수님 발치에 머무는 일과 예수님 말씀을 듣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도 언제나 주님의 뜻을 알아들으려 노력하는 것이 우선 된다고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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