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25 조회수910 추천수15 반대(0) 신고
 
2007년 7월 25일 성 야고보 사도 축일
 
 

 

whoever wishes to be great among you shall be your servant;
whoever wishes to be first among you shall be your slave.

(Mt.20.26-27)

제1독서 코린토 2서 4,7-15
복음 마태오 20,20-28
 
이상하게도 아이들은 콩을 대체적으로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밥에 콩이 들어있으면, 아이들은 인상을 쓰면서 하나씩 그 콩을 골라서 따로 빼어놓지요. 한번은 저 역시 이런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지요.

“콩이 얼마나 맛있는데, 그리고 그렇게 골라 놓으면 누가 먹니?”

그러자 그 꼬마가 아주 강한 어조로 말합니다.

“저는 콩밥이 싫어요.”

그런데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왜 이 밥이 콩밥이지? 콩보다 쌀이 더 많은데……. 따라서 당연히 쌀밥 아닌가?’

이 꼬마에게 싫어하는 콩이기 때문에, 콩보다 훨씬 많은(아마도 70% 이상은 쌀일 것입니다) 쌀은 보지 못하고 콩만 보이는 것이지요. 이것은 우리들의 삶과도 상당히 유사합니다. 사실 우리가 생활하면서 많은 일을 겪는데 그중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일들은 아주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나를 발전시키고, 나에게 미소를 가져다주는 일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하지만 그러한 것들은 잘 보이지 않고, 나에게 아픔과 상처를 주는 힘들게 하는 일들만 눈에 띄는 것이지요.

하루를 생각해보세요. 나를 힘들게 했던 것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아마 한두 개에 불과할 것입니다. 이제 반대로 내게 힘을 주었던 것들을 생각해보세요. 아침에 일어나서 깨끗하게 씻을 수 있는 것, 맛있는 식사를 하는 것, 누군가를 만나서 지식을 얻고 대화중에 웃음을 간직할 수 있었던 것, 텔레비전 등의 대중매체를 통해서 새로운 재미와 흥미를 얻는 것, 피곤함을 풀 수 있는 잠을 자는 것 등등……. 하루의 삶에서 내게 유익한 것들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자기에게 일어나는 일 중 95%가 무난하게 지나가고 5%가 제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풀리지 않는 5%의 일을 생각하는 데에만 95%의 에너지를 쓰는 사람이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행복할까요? 아마 늘 우울하고, 괴롭고, 짜증날걸요?

주님께서는 우리가 이러한 불안감과 부정적인 마음으로 힘들게 사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가지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가르쳐 주시는 것이지요. 이 점은 과거의 제자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마 제자들은 세상의 종말이 얼마 안남은 것으로 생각했나 봅니다. 그래서 불안하고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세상의 종말이 되어 새로운 세상이 올 때, 세상의 주인이 되실 예수님 곁에서 높은 자리를 미리 예약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제베대오의 두 아들과 그 어머니가 예수님께 다가와 말합니다.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이 말에 다른 제자들은 두 형제를 불쾌하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자신들도 불안한 마음에 그 자리에 미리 예약하고 싶은데, 미리 선수를 친 것이니까요.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관점이 아닌 하느님의 관점을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세상의 관점인 불안하고 부정적인 마음이 아니라, 주님의 관점인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마음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낮아져야 합니다. 예수님도 한없이 낮아짐으로 인해서, 우리 모두를 구원하실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우리 역시 낮아질 때, 긍정적이고 희망의 메시지가 우리 마음에 언제나 함께 할 것입니다.


내게는 좋은 일만 일어난다는 자신감을 가집시다.



 

최생의 2등 전력(이수광, '상술'중에서)


 
고려시대 송도 송악산 밑에 최생이라는 가난한 선비가 살고 있었다. 그는 돈을 버는 것을 천박하게 여겨 생계를 도모하지 않았기에, 부모가 남긴 재산과 살림 도구를 팔아 하루하루를 연명해 나갔다. 몇 해가 지나 더 이상 아무것도 팔 게 없자 그의 부인이 바느질을 해 끼니를 이어 나갔다. 하지만 부인마저 병이 들어 바느질을 할 수 없게 되자 최생이 생계를 맡을 수밖에 없었다. 최생은 부인이 시집올 때 가지고 온 패물을 팔아서 장사를 할 요량으로 저자를 돌아다녔지만 책만 읽던 최생이 돈을 벌 만한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최생은 해가 기울자 다리도 쉬고 주린 배도 채울 생각으로 향화방이라는 쌍화점(만두가게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술을 넣어 발효시켜 만든 빵의 한 종류인 상화를 파는 가게)에 들어갔다. 향화방엔 손님들이 많아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이렇게 손님이 많으니 금방 큰돈을 벌겠구나.'

최생은 눈이 휘둥그레져 순서를 기다렸다. 차례가 되어 상화를 주문하여 먹어 보니 과연 맛도 좋았고 모양도 기이할 정도로 예뻤다. 최생은 크게 감탄하고 집에 돌아와 향화방의 상황에 대해서 깊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부인과 함께 향화방의 상화를 사다가 똑같은 맛을 내려고 애를 썼지만 향화방의 상화는 특별한 비법이 있는지 도무지 그 맛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최생은 결단을 내렸다. '향화방을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향화방이 1등이라면 나는 2등을 해야겠다.'

최생은 2등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뒤 향화방 인근에 쌍화점을 냈다.

"상화라고 하면 송도에서 향화방을 제일로 치는데 최생이 그 옆에 상화 가게를 내니 참으로 어리석구나."

사람들은 최생을 비웃었다. 그러나 최생은 사람들이 비웃는 것을 개의치 않고, 걸인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상화를 그냥 나눠 주면서 맛을 보게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최생의 상화가 먹을 만은 하더라."라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여전히 사람들은 상화를 살 때는 으레 향화방을 찾아갔지만 향화방에 손님이 많으면 최생네 상화 가게로 오곤 했다.

"향화방보다는 못하지만 먹을 만은 하더라."

최생네 상화를 먹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런 평을 했다. 최생네 가게도 손님이 점점 많아지면서 마침내 향화방 못지않게 많은 돈을 벌어 부자가 되었다.

 
 
 
“Command that these two sons of mine sit,
one at your right and the other at your left, in your Kingdom.”
(Mt.20.21)
 
 
Etern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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