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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밀과 가라지가 공존하는 삶의 현실" --- 2007.7.28 연중 제16주간 토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28 조회수587 추천수7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언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7.28 연중 제16주간 토요일
 
탈출24,3-8 마태13,24-30

                                          
 
 
 
 
 
"밀과 가라지가 공존하는 삶의 현실"
 


오늘 복음 묵상 중 형제들과 웃으며 나눈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계속 따도 줄기차게 열리는 고추 열매들을 보며,
“고추 열리듯 돈 열리면 얼마나 좋을까요?” 한 얘기와,
 
또 거름 주지 않고 약주지 않아도 줄기차게 자라나는 풀들을 보며,
“농작물이 풀들처럼 저렇게 놔둬도 잘 자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란
독백 같은 말에 어느 수사님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러면 사람들 게을러서 일안해요, 사람들을 망칩니다.”

계속 풀들을 베어주고 때때로 거름 주고 약을 주어야 먹을 수 있는 농작물,
이게 인간의 삶이라는 것입니다.
 
마찬가지 가라지 없는 순수한 밀밭, 전혀 현실성 없는 이야기입니다.

밀과 가라지,
선과 악,
빛과 그림자,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삶의 현실입니다.

“주인님,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습니까?...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

밀과 가라지가 공존하는 삶의 현실을 통찰하지 못한
지극히 경솔하고 지혜롭지 못한 생각입니다.
 
악의 제거를 시도한 혁명은 물론
범죄와의 전쟁 역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보복의 악순환만 초래하여 악의 힘만 키울 뿐입니다.
 
밀과 가라지,
악과 선,
장점과 단점은 교묘하게 얽혀 있기에
경솔히 가라지나 악을, 단점을 제거하려다
밀과 선, 장점 함께 다칠 수 있습니다.

주님을 상징하는 집주인의 대답이 참으로 지혜롭습니다.

“아니다, 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뽑을지도 모른다.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주님도 뽑지 않은 가라지들을 사람들이 뽑으려는 시도,
어리석고 교만하기 짝이 없습니다.

주님도 인정하신 밀과 가라지가 공존하는 엄연한 삶의 현실입니다.
 
주님도 뽑지 않은 가라지를 누가 뽑겠다는 말입니까?
누가, 무엇이 가라지인지 분별도 어렵거니와 뽑아내기는 더더욱 힘듭니다.
 
어찌 보면, 가라지의 악의 존재,
우리의 믿음을 연단하기 위해 하느님 주신 평생 과제일 수 있습니다.

밀과 가라지의 지혜로운 공존 방법은 무엇일까요?

밀의 세력을 강화시켜 나가는 겁니다.
 
수도원 야콘 밭의 무성하든 풀들, 베어주다 보니
야콘 세력이 강해져 가라지와도 같은 잡초들 베어주지 않아도
이젠 야콘 그늘에 가려져 힘을 쓰지 못합니다.
 
밀이 상징하는 선의 세력을 강화시키는 게
가라지가 상징하는 악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최선, 최고의 처방임을 깨닫게 됩니다.
 
사도 바오로의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말씀도 같은 맥락입니다.

무엇보다 좋은 게 매일의 성체성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 수행입니다.
 
가라지 세력을 약회시키고 밀 세력을 강화시키는 데
이 보다 더 좋은 수행은 없을 것입니다.

오늘 1독서 탈출기의 다음 장면 그대로 성체성사를 예시하는 것 같습니다.

모세가 계역의 책을 읽어주자 백성들은 화답합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모든 것을 실행하고 따르겠습니다.”
 
바로 미사 중 말씀의 전례 부분에 해당됩니다.
이어 모세는 피를 백성에게 뿌리고 말합니다.

“이는 주님께서 이 모든 말씀대로 너희와 맺으신 계약의 피다.”

미사 중 성찬 전례 부분에 해당됩니다.
 
이런 거룩한 전례를 통해
하느님은 우리 잠재의식 내나 공동체 내의 악의 세력을 정화, 성화시켜주고
선의 세력을 강화시켜줍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의 은총이기도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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