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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만남의 천막" --- 2007.7.31 화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학자 기념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31 조회수792 추천수8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운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7.31 화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학자 기념일
                                                                                
탈출33,7-11;34,5ㄴ-9.28 마태13,36-43

                                                              
 
 
 
 
"만남의 천막"


죽어서 가는 연옥이 아니라
현세에서의 고통스런 삶이 연옥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지상에서 천국을 사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연옥이나 지옥을 사는 이들도 있습니다.
 
선과 악, 밀과 가라지가 어울려 공존하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밀과 가라지는 분명한 인간 공동체의 현실이지만
누가 밀이고 가라지인지 아무도 모릅니다.
 
심지어 나까지도 때로는 밀 같기도 하고 때로는 가라지 같기도 합니다.

‘나는 밀인가 가라지인가?’

부단히 ‘밀로서’ 깨어 살게 하는 화두 같은 물음입니다.
 
분명한 것은 마지막 수확의 심판 때에
주님은 밀과 가라지를 갈라놓고,
밀로 상징되는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날 것이라 합니다.

밀과 가라지가 공존하는 고해 같은 세상,
잘 살든 못 살든 힘껏 살았다는 자체로 구원입니다.
 
잘 들여다보면 타고난 밀 같은 사람도 타고난 가라지 같은 사람도 없습니다.
 
잘 살면 밀이요 못 살면 가라지이니 밀과 가라지, 우리 모두의 가능성입니다.
그러나 목숨 받아 나름대로 힘겹게 살아가는 대부분의 불쌍한 사람들,
연민의 눈으로 보아야지
경솔히 밀이나 가라지로 판단하는 유혹의 죄를 짓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우선적으로 이해받고 위로받고 격려 받아야 할 삶에 지친 사람들입니다.

마지막 수확의 심판, 죽음과 연관시켜도 무방합니다.
하여 사막의 수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환히 두고 살라.’고 권고했습니다.
 
죽음을 눈앞에 환히 두고 살 때,
비로소 가라지가 아닌 밀 같이 본질적인 의인들의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가라지 악의 세력 속에서도 변질되지 않고
끝까지 밀로서 선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천국과 지옥, 연옥 내 마음에 달렸습니다.
그 어디든 하느님과 함께 하면 천국이요
가라지들 속에서도 끝까지 밀로서 살아 갈 수 있습니다만,
하느님 떠나면 그대로 지옥이요 연옥이니
하느님 떠남과 더불어 우리 마음에서
희망도 빛도 삶의 의미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1독서 탈출기에서 모세처럼,
우리 또한 만남의 천막을 마련하여 규칙적으로,
수시로 어려운 있을 때 주님과 만나 대화의 기도를 나누는 겁니다.
 
많은 이들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여기 수도원의 성당을 찾듯,
이스라엘 백성들 역시 주님을 찾을 일이 생기면
누구든지 진영의 밖에 있는 만남의 천막을 찾았다 합니다.
 
주님께서는 마치 사람이 자기 친구에게 말하듯,
모세와 얼굴을 마주하여 말씀하시곤 하였으며,
어느 때 모세는 무려 그곳에서 주님과 함께 밤낮으로 사십일을 지내면서,
빵도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았다 합니다.

모세가 만남의 천막에서 만났던 주님은 그대로 우리가 만나는 주님입니다.

‘주님은 자비하고 너그러우신 하느님이시며,
  분노에 더디시고, 자애와 진실이 충만하며,
  천대에 이르기까지 자애를 베풀고,
  죄악과 악행과 잘못을 용서하시는 하느님’,
  바로 우리가 성체성사를 통해 만나는 주님이시기도 합니다.

오늘도 우리 모두 ‘만남의 천막’ 성당 성체성사 안에서
모세처럼 주님과 만나 대화의 기도를 나누는 복된 시간이요,
미사 은총으로 우리 내면의 가라지 성향의 악(惡)은
밀 성향의 선(善)으로 변화되는 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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