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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 1일 야곱의 우물- 마태 13, 44-46 묵상/ 나의 보석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01 조회수753 추천수14 반대(0) 신고

나의 보석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또 하늘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다.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자 가서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
(마태 13,44-­46)
 
이인주 신부(예수회)
◆어느 날 한 스님이 집에 들러 어머니와 이런저런 말씀을 나누셨다. 스님은 나를 보더니 어머니에게 “아드님이 인물은 좋은데 서른을 넘기기가 힘들겠습니다.” 하며 혀를 끌끌 차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너무 놀라 눈이 화등잔만해지시더니 스님께 물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들이 오래 살 수 있을까요?” “정성을 드리셔야죠. 정성을 드려야 합니다.” 어머니는 당장 광으로 뛰어가 쌀 몇 말을 가져다 보시를 했다. 유난히 몸이 약한 아들이 오래 살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이었다.
 
그때 어머니는 이미 나를 바치신 셈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이 여기에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어머니는 그때 나를 하느님께 맡기신 것이다. ‘하느님의 것’이 되려고 그랬는지 나는 늘 마음이 허전했다. 마음 한구석이 늘 빈 것만 같았다. 그래서 끊임없이 뭔가를 찾아 나섰지만 채워지지 않았다. 여러 직장과 학교를 맴돌고 술도 마시고 책과 씨름해도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것이 무엇이었을까?
 
그러던 중 내 눈을 뜨게 한 사건이 있었다. 어른 같은 아이! 몸집은 어른이지만 지능이 모자라 차별받는 어른아이가 있었다. 그는 추운 겨울날 뒤를 못 가린다고 찬물 세례를 받고 있었다. 새벽이 밝아오는 담장 너머로 본 이 광경이 나를 서글프게 했다. 그러면서 ‘왜 다 같은 사람인데 이렇게 달라야 하고, 차별받아야 하나? 누가 이걸 해결하는가? 하느님은 왜 이런 불공평에 침묵하고 계시는가?’를 질문했다.
 
그리고 직장에 사표를 냈다. 일주일 동안 앓고 난 후 주변을 정리했다. ‘어른아이 속에서 보석을 발견했으니 떠나자. 그리고 그분의 사람이 되어보자.’ 이것이 내가 발견한 보석, 반짝이는 영롱한 꿈이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다른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제이지만 그래도 사랑과 정의와 평화를 외치며 살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꿈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보석의 밭을 보며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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