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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새 인간" --- 2007.8.5 연중 제18주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06 조회수623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8.5 연중 제18주일                                         
코헬1,2;2,21-23 콜로3,1-5.9-11 루카12,13-21

                                                                
 
 
 
"새 인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을 믿는 우리들에게는 삶은 축복입니다.

고해 인생이 아니라 축제 인생이요,
허무한 인생이 아니라 의미 충만한 인생입니다.

아침 산책 때 마다 눈에 띄는
야생화 청초한 달맞이꽃들의 신선한 감동에 써놓은
‘오, 밤새 꼬박 깨어’ 라는 글을 나누고 싶습니다.

저녁에 피기 시작하여 밤새 만발했다가
아침 햇볕 나면서 서서히 시드는
관상가 같은 독특한 꽃이 달맞이꽃입니다.


아침 이슬
젖은
노란 달맞이꽃!

어쩜
저리도
청초할 수 있나!

오,
밤새 꼬박 깨어
달님 기다렸구나!


밤새 꼬박 깨어 달님 기다린 청초한 달맞이꽃들,
깨어 기도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상징합니다.
 
끊임없이 기도할 때 하루하루가 새 하늘 새 땅이요,
아름답고도 청초한 삶입니다.
 
살기위해 밥 먹듯이,
숨 쉬듯이 해야 하는,
리 믿는 이들의 제2천성이 되어야 하는 기도입니다.

빛나는 태양이 떠오르면서 저절로 어둠 걷히듯,
우리의 기도와 함께 떠오르는 하느님 태양에
저절로 사라지는 허무의 어둠입니다.
 
참 심각한 영혼의 질병이 허무의식입니다.
누구나 보균하고 있는 허무주의의 병균입니다.

얼핏 보면 삶의 본질이 허무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다음 1독서 코헬렛의 울부짖음 같은 탄식,
인간의 약함과 한계를 겪는
인간 누구나의 실존적 체험일 것입니다.
 
한없이 가슴을 먹먹하고 썰렁하게 하는,
어떤 반박의 여지도 없어 보이는 너무나 자명한 사실입니다.

“허무로다, 허무!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그 모든 노고와 노심으로
  인간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가?
  그의 나날은 근심이요, 그의 일은 걱정이며
  밤에도 그의 마음은 쉴 줄을 모르니, 이 또한 허무로다.”

이 말씀 부정할 자 누구며,
이런 허무의식에서 벗어날 자 과연 몇이나 되겠습니까?

참으로 무서운 허무주의의 질병입니다.
 
삶은 무의미해지고 서서히 희망도 의욕도 사라져
자포자기 무기력한 체념적 삶이 되어버립니다.
 
좋은 것도 기쁜 것도 없어
무관심, 무감동, 무감각해지다 마침내는 우울증에 이릅니다.

이 영혼의 질병, 허무의식을 치유할 수는 없을까요?

첩첩산중, 허무의식의 질병 못지않은
또 하나의 영혼의 질병이 탐욕입니다.

사람을 무조건 어리석게 만드는 이 탐욕에서 자유로울 자
과연 몇이나 될까요?

모든 죄와 불행, 고통의 진원지가 바로 탐욕입니다.
 
하여 불가의 고집멸도의 사성제 구원관도
고통의 원인이 되는 집착의 탐욕을 멸하므로
열반의 도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종파를 초월하여 모든 수행자들의 공통목표도
탐욕의 집착에서의 이탈에 둡니다.

예수님의 가르침도 예외가 아닙니다.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있지 않다.”

탐욕덩어리 사람 같지 않습니까?

성욕, 식욕, 명예욕, 재물욕, 권력욕... 끝이 없어 보입니다.
 
욕심 자체의 부정이 아니라
영육을 망가뜨리는 무분별한 지나친 탐욕을 말하는 겁니다.
 
탐욕이 눈을 가리면
똑똑한 박사도 여지없이 어리석은 사람이 됩니다.
 
제 아무리 부유해도
이 부유가 생명은 물론 행복도 보장해 주지 못합니다.
 
아무리 거액의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생명, 기쁨, 행복, 믿음, 희망, 사랑입니다.
 
오늘 복음의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자기도취에 빠져
스스로에게 다음처럼 말하는 어리석은 부자,
순전히 지금 여기의 현세적인 것들이 전부인 육적 인간의 전형입니다.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하느님은 물론 영적인 면이나 이웃에 대한 배려가 통째로 빠져있는
오로지 나만을 위한 이기적 육적 삶입니다.
 
이어 어리석은 부자를 향한 하느님의 말씀,
우리 모두의 지나친 탐욕을 제동하는 평생 화두와 같은 말씀입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의 차지가 되겠느냐?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자기들을 위해 보이는 재물 축적에 집중하지만,
무욕의 지혜로운 사람들은 보이는 재물의 축적이 아닌
보이지 않는 하느님 향한 믿음, 희망, 사랑 축적에 힘을 쏟습니다.
 
사람들 앞에서는 가난해 보여도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한 자들입니다.

과연 나는 어리석은 사람입니까,
혹은 지혜로운 사람입니까?

영혼의 고질적 질병인 허무의식과 탐욕의 특효 처방은
단 하나 하느님뿐입니다.

하느님 태양이 우리 마음 하늘에 떠오를 때
말끔히 사라지는 허무의 어둠이요, 탐욕의 구름입니다.
 
최고의 하느님 보물 지니면
저절로 따르는 이탈에 무욕의 가난한 삶입니다.
 
오늘 알렐루야의 복음 환호송 그대로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하여 여기 수도자들은
끊임없이 하느님께 바치는 찬미 감사기도로
허무의 어둠을 쫓아버리고 탐욕의 구름을 날려버리며
하느님 태양으로 수도원은 물론 세상을 환히 밝힙니다.
 
허무의 어둠, 탐욕의 구름 사라질 때
비로소 청명한 하늘같은 순수한 마음에 태양 같은 새 인간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자기를 창조하신 분의 모상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워지면서 참 지식에 이르게 되는 새 인간입니다.

얼마 전 인용했던 ‘해바라기’ 같은 새 인간입니다.

해님 닮아
크고 환한 둥근
얼굴
해바라기!
주변이 환하다

해님 닮아
크고 환한 둥근 모습으로 주변을 환히 밝히는 해바라기처럼,
주님 닮아
크고 환한 둥근 마음으로 주변을 환히 밝히는
주바라기 새 인간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 은총으로
우리 마음속의 허무의 어둠과 탐욕의 구름은 말끔히 걷혀지고
주바라기 새 인간으로 거듭나는 우리들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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