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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80) 나는 무엇을 쥐고 있는가 / 김충수 신부님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06 조회수960 추천수8 반대(0) 신고
 
 
 
 
 
 
8월 첫째주 연중 제18주일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있지 않다.(루카 12,13-21)
 
 
 
 
                 나는 무엇을 쥐고 있는가
 
 
                                                           글 : 김충수(서울 여의도성당 주임신부)
 
 
아직도 잊지 못할 기억이 있다.
병자성사를 달라고 해서 화급히 달려갔다.
양손바닥에 병자성유를 바를 차례가 되었을 때 할머니가 웬일인지 오른손만은 꼭 쥔 채 펴지를 않아서 가족들에게 손 좀 펴달라고 부탁했다.
 
가족들이 할머니의 오른손을 펴려는데 이상하게도 할머니의 손이 너무나 꼭 쥐어진 채 좀처럼 펴지지 않았다. 숨을 쉬고 계셔 손이 굳었을 리 없는데 이상하다 싶었다.
가족들이 참으로 어렵게 할머니의 오른손을 편 순간 좀 놀랐다.
할머니 손아귀에서 꼬깃꼬깃해진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이 툭 떨어진 것이었다.
 
 
돈 때문에 도처에서 부자간에 형제간에 부부간에 피비린내 나는 끔찍한 싸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학 갔던 청년이 집에 와서 부모한테 돈 내놓으라고 했으나 아버지가 거절하자 아버지를 죽이고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했던 끔찍한 사건도 있었다.
도대체 돈이 무엇이기에........
 
 
 
오늘 복음에서도 어떤 사람이
"선생님, 제 형더러 저에게 아버지의 유산을 나누어 주라고 일러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예수님께서 즉답하셨다.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재산분배자로 세웠단 말이냐?"
 
예수님 시대에도 역시 형제들이 부모의 유산을 놓고 어지간히 싸웠나보다.
이천 년이 지난 요즘에 와서도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
 
이 대목에서 예수님께서는 어떤 부자의 비유를 들려주셨다.
어떤 부자가 밭에서 많은 소출을 얻게 되어 그 곡식을 쌓아 둘 창고가 부족해 걱정이었다.
 
그러다가 창고를 더 넓고 크게 지으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배를 두드리면서
'자 이제 너는 많은 재산을 쌓아두었으니 몇 년 동안은 걱정이 없으렷다.
 그러니 실컷 쉬고 먹고 마시며 즐기자!'
라며 쾌재를 불렀다.
 
이때 하느님의 음성이 들렸다.
"이 어리석은 자야, 바로 오늘 밤 네 영혼이 너에게서 떠나가리라.
 그러니 네가 쌓아둔 것은 누구의 차지가 되겠느냐?"
 
아뿔싸!
남의 일이 아니다.
누구라도 나의 죽음이 아직 멀리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여기서 예수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이렇게 충고하셨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재산을 모으면서도 하느님께 인색한 사람은
 다 이와 같이 될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하느님께뿐 아니라 우리 이웃에게 인색한 것이 우리들 아닌가.
친구들과 어울려 몇 십만 원짜리 술좌석을 즐기고 술 따르던 아가씨에게 팁으로 수표를 던져주며 으스대던 사람이 성당에는 굳이 천 원짜리를 챙겨가는 이유가 뭘까.
 
나는 죽을 때 무엇을 잡고 임종을 할까?
집문서?
주식?
통장?
묵주?
십자가?
 
 
                                      ㅡ 가톨릭 다이제스트 중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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