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09 조회수890 추천수9 반대(0) 신고
 
2007년 8월 9일 연중 제18주간 목요일
 
 
 
 “Get behind me, Satan! You are an obstacle to me.
You are thinking not as God does, but as human beings do.”
(Mt.16.23)
 
제1독서 민수기 20,1-13
복음 마태 16,13-23
 
올 여름은 이상합니다. 글쎄 본당의 모든 캠프 때 비가 왜 이렇게 많이 오는지 모릅니다. 중고등부 연합 캠프가 그랬고, 또 어제 있었던 초등부 물놀이 역시 비가 많이 왔습니다. 사실 어제 아침에는 많은 갈등이 있었습니다. 물놀이 하는 장소가 의정부에 있는 어느 계곡이었기 때문에, 어제처럼 많은 비를 바라보면서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지요.

‘취소하느냐? 아니면 그냥 강행하느냐?’

이 의견에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저는 과감하게 소위 물놀이 공원(워터 파크)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장소를 바꾸자고 주장했지요. 비용이 훨씬 많이 들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안전이며, 이것 역시 하나의 약속이기에 계획한 날짜에 반드시 행해야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신부가 나서서 장소를 바꾸라고 하니, 결국 물놀이 공원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변경 후 조금 걱정되는 것이 있었어요. 물놀이 공원에서는 선생님들이 오랫동안 준비한 프로그램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동안의 수고가 다 헛것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과연 이 변경이 제대로 된 선택인가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이러한 갈등에 섰을 때가 참으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것도 옳은 것 같고, 저것도 옳은 것 같고……. 그러한 판단의 기로에 섰을 때 참으로 난감합니다. 과연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칭찬하시기도 하고 또 반대로 꾸짖기도 하십니다. 먼저 베드로는 예수님의 질문,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는 물음에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는 정답을 말함으로 인해 칭찬을 받고 하늘나라의 열쇠까지도 받게 됩니다. 그런데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말했을 때, 그는 앞 다투어 그래서는 안 된다고 반박을 하지요. 이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베드로는 선택의 순간에서 하느님의 일이 아니라 사람의 일을 생각했던 것입니다. 인간적인 기준에서 보는 스승님의 아픔, 그리고 자신들이 그 뒤에 겪을 고통과 시련. 그 모든 것을 생각했을 때,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이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모든 인류의 구원을 원하시는 하느님의 일의 관점에서 예수님은 그러한 수난과 죽음을 받아들이셔야만 했습니다.

선택의 순간에서 사람의 일만을 생각할 때, 그 선택은 예수님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그리고 우리 곁에서 활동하시려는 예수님을 방해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나는 과연 하느님의 일을 염두에 두고 행동하는지요? 혹시 나만의 편함을 생각하는 사람의 일에만 관심을 가지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선택의 순간에서 하느님의 일을 염두에 둡시다.




일출과 일몰(김현태, '향유고래이야기'중에서)


 
노인이 하우에게 말했다. "태양이 하나라는 건 알고 있지?" "태양이 하나라는건 알지만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노인은 호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 들고 하우에게 내밀었다. "자, 보게. 사진이라네." 하우는 사진을 건네받았다. 두 장이었다. 언뜻 보기엔 꼭 같아 보이는 두 장의 사진, 수평선 너머에 있는 태양을 찍은 것들이었다.

"둘 중에 어떤게 일출 사진이고 일몰 사진인지 분간할 수 있겠나?" 하우는 사진을 이리저리 샅샅이 흝어보았다. 그러나 딱히 일출과 일몰을 구분할 만한 단서는 찾을 수 없었다. 둘 다 일출 사진이라고 해도, 둘 다 일몰 사진이라고 해도 곧이곧대로 믿을 것 같았다. 물론 자세히 뜯어보면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만, 얼핏 구분이 가지 않았다. "어르신, 분간하기가 어려운데요."

노인은 손가락으로 사진 하나를 가리켰다. "이게 일출 사진이라네. 당연히 다른 사진은 일몰 사진이고." 그 말을 듣고 사진을 보니 그런 것도 같았다.

노인은 말했다. "일출이건 일몰이건 똑같은 태양이지. 어떤 시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를 뿐이야. 한계도 마찬가지지. 그걸 일몰이라고 보면 일몰인 거고 일출이라고 보면 일출인 거라네. 한계는 말이지, 꽉 막힌 벽이 아니라 허들 같은 거라네. 뛰어넘으면 그만이지. 최선을 다해 뛰어넘어 보게. 힘들면 가끔 숨도 돌리면서 말이야." 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And so I say to you, you are Peter,
and upon this rock I will build my Church,
and the gates of the netherworld shall not prevail against it.
(Mt.16.18)
 
 
 
Bittersweet - Kevin K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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