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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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하늘에 놓은 길 . . . . . . . [최수호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09 조회수1,017 추천수10 반대(0) 신고
 
 
 
 
 
 
 
   더없이 좋은 5월의 화창한 주일 아침,
   특별한 분들과 만나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하느님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하시는 분들,
   바로 대한항공 기장들로 이뤄진 항공사도회분들이다.
   운항 일정에 따라 국내ㆍ외를 수시로 다니기에
   미사참례가 쉽지 않아도 열의만큼은 대단한 분들이다.
   게다가 나와는 특별한 인연까지 있다.

   처음 직장사목부로 발령받았을 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저 혹시 원주가 고향이신 최수호 신부님이신가요?"
 
   "네, 맞습니다. 누구시죠?"
 
   "대한항공 항공사도회 총무를 맡고 있는 최민호입니다."
 
   "어? 민호형이예요?"

   항공사도회 총무가 사촌형일 줄 누가 알았겠는가!
 
   사촌형은 그 후로 지금까지 쭈~욱 교우회 총무를 맡고 있다.
   사촌 동생이 담당 신부로 오는 바람에
   결국 6년이나 총무를 하고 있다.
   그래도 언제나 반갑고 기쁘게 봉사해줘 늘 감사할 뿐이다.


   그렇게 항공 사도회와 인연이 맺은 지 벌써 3년이나 됐다.
   사촌형은 행사 날 오후에 운항 스케줄이 있는데도
   총무이기에 함께해줬다.
 
 
   삼성산 성지에서 주일미사를 봉헌하고
   석수역까지 가는 짧은 산행이었지만,
   항공사도회 회원들과 가족들이 다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날씨가 좋아 등산객이 많았다.
   산을 오르다보니 여기저기 샛길도 많고,
   팻말이 없는 곳에 길이 이리저리 나 있고,
   알던 길도 자꾸 헷갈리고,
   산길이라는 것이 무척 복잡했다.
 
 
   그러다 문득
   하늘에는 길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좁고 복잡한 길 보다
    막힌 거 하나 없는 하늘이 훨씬 더 편하고 좋으시겠어요?"
 
   그랬더니 의외의 말씀을 해주셨다


   "하늘에 길이 없다뇨?
    하늘에도 엄연히 길이 있습니다.
    더구나 항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알람이 울리고
    통제소에서 무전오고 난리가 납니다.
 
    하늘 길이 더 힘들어요.
    예를 들어 두 개의 엔진 중 하나가 고장 났을 때,
    하나의 엔진으로
     20분 안에 착륙할 수 있는 곳에 공항이 있어야 한다는 대원칙 아래
    새로운 항로를 만들거든요.
    그래서 새 항로 만드는 게 힘든 겁니다."


   쉽고 편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해받는 것도 없고,
   그래서 어디든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한 하늘에도
   정해진 길이 있었다


   문득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서로가 지켜야 하는 것들이 있듯이
   하느님께로 가는 길에도 지켜야 하는 것,
   해야하는 것들이 있음을 생각했다.
   저 넓고 푸른 하늘에도 보이지 않는 길이 있어
   그 길을 모두 함께 사용하고 있듯이
 
 
   우리도 지킬 것은 지켜가면서
   다 함께
   안전하게
   하느님 나라로 갔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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