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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 11일 야곱의 우물- 마태 17, 14-20 묵상/ 몽유병 환자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11 조회수535 추천수6 반대(0) 신고

몽유병 환자

그때에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무릎을 꿇고 말하였다. “주님, 제 아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간질병에 걸려 몹시 고생하고 있습니다. 자주 불속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또 자주 물속으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님의 제자들에게 데려가 보았지만 그들은 고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아, 믿음이 없고 비뚤어진 세대야! 내가 언제까지 너희와 함께 있어야 하느냐? 내가 언제까지 너희를 참아주어야 한다는 말이냐? 아이를 이리 데려오너라.” 하고 이르셨다. 그런 다음 예수님께서 호통을 치시자 아이에게서 마귀가 나갔다. 바로 그 시간에 아이가 나았다.
 
그때에 제자들이 따로 예수님께 다가와, “어찌하여 저희는 그 마귀를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마태 17,14-­20)
 
전의이 수녀(샬트로성바오로수녀회 서울관구)
◆아주 오랫동안 세상에 대한 불신으로 지리하고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왔다. 마음 안에 짙게 드리운 어둠의 그림자가 어찌나 강렬한지 차라리 불속에 몸을 던져 죽어야만 할 것 같은 몽유병을 아주 심하게 알았다. 길을 가다가 웃는 사람들을 보면 ‘세상에 웃을 일이 뭐 있다고 저렇게 히죽거리나?’ 하였고, 이마에 내천(川) 자를 그린 채 모든 것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며 살았던 적이 있다. 얼마나 많은 날들을 이 어둠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는지 모른다. 굳게 잠겨진 성당 문 틈에서 흘러나오는 빛으로 위안을 삼으며 밤을 지새운 적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안의 가장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영의 탄식을 들으셨는지 하느님 섭리의 손길이 나를 꽉 잡으셨다. 버스 안에서 이루어진 어느 수녀님과의 절묘한 만남! 그분은 나를 성소 모임으로 이끄셨다. 만사를 제쳐두고 ‘두레박 모임’에 갔다. 이제 그 섭리의 이끄심이 더 확연하게 그려진다. 이 세상에 진실은 없다고, 이 세상에 진정한 사랑은 없다며 어둠 속을 헤매던 이 영혼에게 당신의 말씀을 건네주셨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필리 2,6-­8)
 
이 말씀을 만나는 순간 눈물이 흘렀다. 불신과 어둠으로 가득 찼던 내 영혼에 찬란한 빛이 비추어졌다. 그분 말씀 속에서 생수를 만났다. 그토록 진리를 찾아 헤매던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진리, 참 사랑이신 그분을 만난 것이다. 세상을 향한 그분의 사랑, 그리고 나를 향한 사랑이 물밀 듯이 밀려왔다. 나는 더 이상 어둠의 포승에 묶여 있지 않았다. 그분의 말씀이 나의 영을 빛으로 가득 채웠기 때문이다.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심한 몽유병을 앓고 있다. 우리는 간질병 환자의 아버지가 간절히 기도했던 것처럼 주님 앞에 무릎 꿇고 진실한 마음으로 간청해야 할 것이다.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비록 우리의 믿음이 겨자씨만 할지라도 그 작은 진실한 마음 안에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하느님의 사랑이 머물러 계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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