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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11 조회수621 추천수8 반대(0) 신고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윤경재


“주님, 제 아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간질병에 걸려 몹시 고생하고 있습니다. 자주 불 속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또 자주 물속으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님의 제자들에게 데려가 보았지만 그들은 고치지 못하였습니다.”  “어찌하여 저희는 그 마귀를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마태 17,14-20)



  주님께서 거룩한 변모를 세 제자들에게 보여 주시고 계신 동안 산 밑에서는 곤란한 상황이 벌어 졌습니다.


  간질병 들린 아들을 고쳐 달라고 부탁했지만 그 청을 제대로 들어 주지 못해 나머지 제자들이 그 아버지에게서 곤란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엉터리가 아니냐? 사이비가 아니냐는 추궁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예수님과 일행이 나타나자 그 아이 아버지는 예수님께 달려듭니다. 겉으로는 공손한 척 했으나 아마 예수님께서 제대로 그 아이를 치유하지 못한다면 예수님께도 달려들 위인이었습니다.


  모든 상황을 꿰뚫고 계신 예수님께서는 이 곤란한 상황을 멋지게 정리하십니다. 그 아이를 치유하여 곤경에 빠진 제자들도 구하고,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해 병들게 만든 아이 아버지도 고쳐 줍니다. 사랑과 믿음으로 생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사실은 여기서 나오는 간질병 든 아이보다 그 아버지가 치유를 받아야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믿음 없는 세대라고 한탄하신 것이 바로 이 아이 아버지와 같은 부류 사람들을 두고 탄식하신 것입니다.


  그는 그 누구도 믿지 못했습니다. 이를테면 그는 의인증 환자인 셈입니다. 하느님을 신뢰하지 못했으며 집안사람들 누구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아이를 믿지 못하고 의심만 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아이는 그 의심에서 벗어나고자 간질 발작을 일으킨 것입니다. 병의 원인이 아이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아버지에게 있었던 것입니다. 아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버지의 자세가 바뀌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마르코복음서에서는 먼저 아버지의 믿음을 회복시켜 주십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이런 예가 얼마든지 벌어집니다. 부모는 자기 자식을 마치 제 소유처럼 여기고 일일이 간섭합니다. 사랑해서 아이를 위해서 그렇게 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는 아이를 믿지 못하는 행동입니다. 그럴 때 아이들은 위축되고 열등감에 빠져 지내게 됩니다. 이 세상에 아이가 부모 기대만큼 잘 할 수 있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요? 부모가 보기에 매사가 실수투성이 일 것이며 부족하게만 보일 것입니다. 그럴 때 아이들은 속으로 병든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때 아이의 병은 어른에게 있는 것이지 아이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아이의 부모가 그 자세를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제자들이 그 아이를 고치지 못한 이유를 묻자 예수님께서는 믿음과 기도가 부족해서라고 가르쳐주십니다. 그러면서 “겨자씨만한 믿음만 있어도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들을 때 마다 우리는 가슴이 뜨끔해 집니다. 어떻게 하면 산이 움직일까 궁금해집니다. 아니 산은커녕 치유의 은사라도 받았으면 하고 바라게 됩니다. 병들고 아픈 환자를 낫게 하여 주님을 고백하게 하고 싶습니다.


  어느 신부님께서 은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십니다. 기도할 때 자신의 능력으로 기도하지 마십시오. 로마서 8,26절에서 말한 것처럼 성령께서 기도하게 하십시오.

“이와 같이, 성령께서도 나약한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식으로 기도할 줄 모르지만, 성령께서 몸소 말로 다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 


  모든 기도를 우리 안에 거처하고 계시는 성령께서 하느님 아버지께 탄식하게 한다면 그 기도를 하느님께서 반드시 들어 주신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먼저 우리 안에 계시는 성령께서 감동하시게 만드는 일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성령께서 기도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 욕심대로 청원하기 때문에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맞습니다. 우리의 뜻을 간구할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그 뜻을 기도하시게끔 우리는 기다리고 우리를 죽여야 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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