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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12 조회수901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07년 8월 12일 연중 제19주일 다해
 
 

You also must be ready,

  because the Son of Man will come at an hour

when you do not expect him.

(Lk.12.40)

 
 
제1독서 지혜서 18,6-9
제2독서 히브리서 11,1-2.8-19
복음 루카 12,32-48
 
 
여름에 본당에서는 많은 캠프가 있습니다.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교리교사, 청년……. 어제는 우리 본당 청년들이 MT를 안면도로 떠났습니다. 저는 며칠 전부터 이것저것 열심히 준비하는 그들의 모습이 좋아보였고, 또한 50명이 넘는 많은 청년들이 함께 간다는데 무척이나 긍정적으로 보였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하나 될 수 있는 시간, 이로써 본당의 더 큰 발전을 가져올 테니까요.

그런데 직장인인 청년들이 많아서 주말밖에 시간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러다보니 당연히 제가 청년 캠프에 함께 할 수가 없네요. 왜냐하면 저에게 있어서 주말은 많은 미사와 행사로 인해서 본당을 비울 수 없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혹시 청년들이 고리타분한 제가 함께 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주말로 시간을 정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면서 문득 남 잘 되는 꼴을 못 보는 놀부 심보가 제 마음에 생기더군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청년들에게 이야기하곤 했지요.

“이번 MT. 재미있을 것 같지? 내가 안 가는데 재미있겠냐? 아마 MT 기간 내내 비가 올꺼고, 천둥번개가 쳐서 민박집에 불이 나가서 아무것도 못할 꺼야. 너희들 알지? 하느님께서 내 기도 잘 들어주신다는 거. 내가 오늘부터 밤낮으로 기도할 꺼다.”

제가 이렇게 말을 하기는 했지만, 설마 이런 기도를 바쳤겠습니까? 좋은 시간 될 수 있도록, 더욱 더 하나 되어서 본당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했지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글쎄 정말로 주말에 비가 온다는 것이 아니겠어요? 저는 그냥 농담으로 말한 것뿐인데, 정말로 비가 많이 오고 지역에 따라 천둥 번개를 동반한다고 일기예보에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비가 온다면 청년들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이렇게 비가 오는 것, 다 본당 신부 때문이야. 자기 못 간다고 어떻게 그런 기도를 바칠 수가 있어?’하면서 저를 욕하지 않겠습니까? 괜히 말 잘 못했다는 후회와 함께 시간 날 때마다 좋은 날씨를 달라는 기도를 바칠 수밖에 없었지요.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잘못된 말을, 즉 후회할 말을 참으로 많이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해서는 안 될 말을 해서 상대방에서 크나큰 아픔과 상처를 주었던 적도 상당히 많았던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하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조금이라도 한다면 그런 실수를 줄일 수 있을 텐데, 그 순간에는 왜 그러한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이러한 말씀을 전해 주십니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종말에 대한 준비는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 내가 행하고 있는 작은 사랑의 실천 하나하나가 종말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되는 것입니다. 내 가족 안에서 상처받는 사람이 없도록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건네는 것, 지금 힘든 사람들을 위해서 주님 앞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는 모습,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나의 것을 함께 나누는 모습들……. 그 모든 사랑 담긴 모습들이 바로 주님이 다시 오실 날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었을까요? 혹시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채운 다음에 남이 원하는 것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 것은 아니지요? 왜냐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채워지는 날은 절대로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빈말이라도 나쁜 말은 절대로 하지 맙시다.




행복한 유산('좋은 생각'중에서)



모든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고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의 뒷모습은 아름다움을 넘어 진한 감동을 준다. 이런 기부 문화가 재산을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어려운 형편에 있거나 가진 것이 적어도 그것을 이웃과 나누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전세 보증금 400만원과 100만원이 든 저금통장을 자신이 죽은 뒤 사회에 기부하기로 한 김화규 할머니를 '행복한 유산' 캠페인 4호로 지정했다. 행복한 유산은 죽은 뒤에 유산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미리 약속하는 제도다.

김 할머니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형편이 여의치 않지만 이와 같은 큰 결심을 했다.

"어느 날 우연히 신문에서 나와 비슷한 처지의 다른 할머니가 전 재산을 기부한 것을 보고 어려운 형편에도 남을 도울 수 있구나, 하고 깨달았지. 나처럼 혼자 사는 노인이나 부모 없는 아이들을 위해 썼으면 좋겠어."

이 밖에도 전세 보증금 1,500만원을 죽은 뒤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할머니를 비롯해 충청도의 3억원대 땅을 내놓은 익명의 기부자 등 행복한 유산을 남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내가 가진 많은 것 가운데 몇 개를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은 보다 쉬울지 모르나 적게 가졌음에도 나의 것을 누군가에게 준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작은 것을 나눌 수 있는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부자가 아닐까?
 

 

 

Blessed are those servants
whom the master finds vigilant on his arrival.
Amen, I say to you, he will gird himself,
have them recline at table,

and proceed to wait on them.

(Lk.12.37)

 

 

Sometimes when it ra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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