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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행복한 삶" --- 2007.8.12 연중 제19주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12 조회수578 추천수8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주님 강론 말씀)
2007.8.12 연중 제19주일                                      
지혜18,6-9 히브11,1-2.8-19 루카12,32-48

                                                            
 
 
 
"행복한 삶"

하느님 찬미의 기쁨으로 살아가는 여기 수도자들입니다.

믿는 이들에게 진정한 기쁨과 행복은 하느님 찬미에 있습니다.

“주님 제 입시울을 열어 주소서,
  제 입이 당신 찬미를 전하오리다.”

입 열어 하느님 찬미로 주일을 시작한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입 열어 하느님 찬미하라 주어진 입이요,
눈 열어 하느님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관상하라 주어진 눈이며,
귀 열어 하느님 말씀 들으라고 주어진 귀입니다.
하느님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반영하는 대자연들,
우리 모두에게 아름답게 살라는 가르침을 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 계시기에 살맛나는 세상입니다.

우리의 삶은 하느님 주신 선물이자 완성해가야 할 과제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닮아 아름답고 기품 있게 살아가는 것은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하느님을 닮아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 역시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떠오른 태양에 사라지는 어둠,
밝아오는 아침에 새로 시작되는 하루이듯,
우리 마음에 떠오르는 하느님 태양에 말끔히 걷히는 두려움의 어둠입니다.

“너희들 작은 양 떼야,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 나라를 너희에게 기꺼이 주시기로 하셨다.”

하느님 태양 마음 하늘에 떠오를 때
비로소 사라지는 두려움의 어둠입니다.

우리 보물이 있는 곳에 마음도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참 보물이신 하느님께
우리 믿음을, 희망을, 사랑을 두고 살아갈 때
비로소 온갖 두려움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어떤 환경 속에서도 몸과 마음 하나 다치지 않고
아름답고 기품 있게, 또 기쁘게 감사하며 살 수 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자유롭고 행복하십니까?
 
일시적 자유와 행복이 아닌 항구한 자유와 행복은
파수꾼이 새벽을 기다리듯 늘 주님을 기다려 깨어 준비하며 살 때 가능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가르쳐주시는 자유와 행복의 비결입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영성생활의 핵심은 늘 깨어있음입니다.
 
끊임없는 기도가 목표하는 바도 바로 깨어 있음입니다.
 
영혼이 환한 등불처럼 깨어있을 때
사라지는 온갖 두려움, 탐욕, 허무, 어리석음, 분노 등 온갖 환상들입니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등불을 환히 켜들고 기다리는 모습이
 깨어있음에 대한 참으로 적절한 상징입니다.
 
세상의 빛이 되어 살 수 있는 것도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깨어있는 삶을 통해 가능합니다.

하여 끊임없이 계속되는 여기 수도자들의 매일 미사에 기도입니다.
 
늘 깨어 세상을 밝히는 하느님의 빛 되어 살고자 하는 몸부림입니다.
 
참으로 깨어 살 때 아름답고 품위 있는 삶입니다.
 
자유롭고 행복한 삶입니다.
 
종파를 초월해
영적 삶을 추구하는 모든 이들의 공통 목표가 깨어있는 삶입니다.
 


지금 여기 주님 주신 내 삶의 자리에 충실할 때,
자유롭고 행복한 삶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제자리를 잊고 뿌리 없이 방황하는지요?
 
행복은 저기, 밖에,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여기, 안에, 가까이 있습니다.
 
하느님이 계신 곳을 찾지 말고 하느님을 찾으라 했습니다.
 
 
우리 행복의 원천이신 하느님,
바로 여기, 안에, 가까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충실히 일하고 있는 종!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영성생활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부익부 빈익빈의 진리입니다.
 
제 삶의 자리에서 항구히 충실한 자에게
크나 큰 축복을 약속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 베네딕도 수도 가정의 가훈은
‘기도하고 일하라(ora et labora).'입니다.
 
깨어 기도하는 모습도 거룩하고 아름답지만,
제 삶의 자리에서 충실히 일하는 모습도 거룩하고 아름답습니다.
 
부화뇌동, 경거망동하지 않고,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온다 하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어느 현자처럼
묵묵히 제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 주신 일에 충실한 사람, 바로 겸손한 성인입니다.
 
세상 유혹이나 허영이, 탐욕이나 허무가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도대체 남의 삶의 자리나 일과 비교하는 것
얼마나 무익하고 어리석은 시간 낭비에 정력 낭비인지요!

누가 뭐래든 제 삶의 자리에 항구히 충실한 자가
진정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입니다.
아름답고 품위 있는 사람입니다.
 


하느님 믿음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진정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말 그대로 하느님께 믿음을, 희망을, 사랑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위의 깨어있는 삶,
제자리에 충실한 삶,
별개의 삶이 아니라 믿음의 표현입니다.
 
사실 저는 이런 믿음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자주 대합니다.
 
재물로,
세상 재미로,
일로,
성공으로,
명예로 살아가는 이들이 아니라,
말 그대로 하느님 믿음으로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도대체 하느님 믿음 없으면
무슨 힘으로, 무슨 재미로 이 세상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결론은
‘헛되고 헛되다, 세상만사 헛되다.’라는
허무주의로 귀착될 것입니다.

영원히 이 세상에 살아가는 우리들이 아닙니다.
 
구원 받고 치유 받아도
언젠가는 세상을 떠날 우리들,
이 세상에서 이방인이며 나그네 일뿐입니다.
 
하느님을, 하늘 본향을 갈망하는 우리들입니다.
 
고향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homesick at home)
역설적 존재인 우리들,
바로 이 세상의 나그네들임을 증명합니다.
 
하여 히브리서 저자의 말씀에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이들은 모두 믿음 속에 죽어갔습니다.
  약속된 것을 받지는 못하였지만 멀리서 그것을 보고 반겼습니다.
  그리고 자기들은 이 세상에서
  이방인이며 나그네일 따름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믿음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입니다.
 
믿음 있어야 모든 것을 다같이,
성공도 위험도 함께 나누는 공동체 이루어 살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믿음이요,
믿음 보다 더 좋은 보물도, 힘도, 보호도 없습니다.
 
믿음의 보호가 있을 때
어떤 역경 중에도 몸과 마음 하나도 다치지 않습니다.
 
아무리 겉이 견고하고 화려해도
믿음 없어 내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하면 속수무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 계시기에 살 맛 나는 세상입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지 살 줄 알면 행복입니다.
 
 
자유롭고 행복하게, 아름답고 품위 있게 살라고 주어진 선물 인생입니다.

하느님을 기다리며 늘 깨어 사는 삶입니다.

지금 여기 제 삶의 자리에 충실하며 하느님께 깊이 뿌리내리는 삶입니다.
 

그 무엇도 아닌, 하느님 믿음의 힘으로 사는 삶입니다.

모든 성인들, 이렇게 사셨으며,
주님 또한 우리 모두가 이렇게 살기를 바라십니다.

이 거룩한 성체성사 시간,
주님은 마음을 활짝 열고 깨어 준비하고 있다가 당신을 맞이하는 우리들을
믿음, 희망, 사랑으로 가득 채워 주십니다.

“주님께서 당신 소유로 뽑으신 백성은 행복하여라.”(시편33,12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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