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하 느 님 ! . . . . . .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13 조회수1,025 추천수16 반대(0) 신고
 
 
 
 
-  우리집 거북이 -
 
 
 
 
 
      저는 요즈음 아주 중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허리와 팔이 아파서 파스를 붙여가며...
 
 
 
     저희와 드라이브 웨이(Y형)를 같이 쓰는 옆집에서
     
     앞마당을 돈을 많이 들여 아주 멋지게 만드는 바람에
 
     욕심많은 우리 가밀로씨가 그만 샘이 나버렸습니다.
 
     (전 아닙니다. 이제 집에 대한 욕심은 거의 접었습니다.)
 
 
     서로 앞마당이 마주 보고 있으니 반쪽은 근사하고
 
     우리마당은 금세 초라해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돈이 너무 많이 들게 생겼기에
 
     제가 디자인하고 우리 둘이서 해보기로 마음을 모았습니다.
    
 
     저는 자연미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돌을 놓고 꽃을 심기로 했습니다.
 
     돌을 사러갔더니,  무게를 달아서 파는데
 
     돌 한 개가 75불인데 배달해주는 값이 110불 이라는 것입니다!
 
 
     도저히 우리 차로는 실어올 수는 없고...
 
     우리차에 실을 수 있는 크기로 샀습니다.
 
     그사람들이 실어주면 우리는 싣고 와서 담요를 깔고
 
     낑낑대며 밀어 떨어뜨리고,
 
     땅 파고, 쪼그리고 앉아 꽃 심고...
 
 
     아무튼 정말 중노동입니다.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음)
 
 
     그런데 두 아이들 부부가 주말에 옵니다.
 
     그리고는 절대로 우리를 어른대접(?)을 안해주는 것입니다.
 
     엄마한테 모처럼 운동되는 것이라 아주 좋은 것이라구.
   
     박수를 치며 좋아합니다.
 
     저희들 눈에는 보기가 좋은 모양입니다.
 
 
     제가 제 시부모님들께서 저희집에 연못을 파주시던 모습을
 
     보기좋았던 모습으로 기억하듯이...
 
 
     지네들은 예전에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는 걸 싫어했으면서도,
 
     저를 다른 집 엄마와 비교를 합니다.
 
     (어떤 엄마는 엄마랑 나이가 같은데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얼마나 건강한 모습인지를...  )
 
 
     부모가 늙어가는 모습 보기싫어하는 아이들이 마음을 봅니다.
 
     그래서 제가 젊은 척을 많이합니다.
 
     컴퓨터에 대해서 제가 물어보면 아직도 그것을 모르냐고...
 
     아주 저를 컴퓨터 도사로 취급합니다.
 
              
     
 
 
 
     아무래도 하느님께서 실수하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우리를,
 
     몸은 늙어서 허약해지게 만드시고
 
     마음은 반대로 늙지 못하게 만드신 것이... 아무래도...?
 
 
     차라리 그 반대로...
   
     우리를, 몸은 젊고 건강하게 그냥 두시고 (활동에 불편없이)
 
     마음은 나이대로 곱게 늙어가게 하셨더라면,
 
    
     그러면
 
     마음에는 연륜이 지혜롭게 쌓일터이니
 
    '나이도 모르고 주책부리는 노인'이라는 소리 들을 일 없을테구,
 
     몸은 건강하니 젊은사람들 도움받을 일도 없을 것이구,
 
     그럼... 
 
     불쌍하게 자식에게 버림받는 사람도 없을텐데요...
 
 
 
     하느님, 죄송합니다.
 
     자꾸 자꾸 그런 생각이 들기에...
 
     하느님!
 
     혹시 당신 마음을 바꾸어 주실 뜻은 없으신가요?
 
 
 
     작년에 우리 뒷마당에 거북이 한 마리가 들어왔습니다.
 
     이제 주인을 알아보는지 제가 상추를 들고 나가면
 
     뛰다시피 달려옵니다.
 
 
     우리 거북이한테는 제가 하느님 같습니다.
 
     개미들 행진에 제가 호수로 물을 쏘아댈 땐
 
     저는 정말 무서운 하느님입니다.
 
    
     문득 생각나는 시가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
 
                                           - 오지훈 -
 
                 
                 때로 우리는
 
                 쉽사리
                 
                 하느님이 된다. 
 
 
 
                 질투하고, 분노하고
 
                 남을 판단하며
 
                 정죄할 때
 
 
 
                 원수 갚고, 보복하고
 
                 남을 미워하며
 
                 전쟁을 일으킬 때
 
 
 
                 우리는
 
                 이미 하느님이다.
 
 
 

상추를 좋아하는 우리 거북이 (50 쎈티미터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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