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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랏빛 정절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19 조회수595 추천수5 반대(0) 신고
 
 

<보랏빛 정절>


임금의 볕이라고는

한 뙈기도 들지 않는 그늘에서

까탈스런 군자, 난蘭 대접 받지 못해도

낯빛 잃지 않는 무지렁이


장마가 져도

혹한이 와도

지켜온 꼿꼿한 자세

어디서나 뭉쳐 차질게 피는 민초民草

이 땅 지키는 보랏빛 정절 잃지 않았다


나라가 몸살 앓을 때는

땅속에서라도 외치니

백제 계백이 사천의 정병으로

나당 연합 오만대군을 대적할 때

아녀자들이 그 소리 듣고서

땅속줄기로 떡을 지어 먹였다


두려움 극복하고 정신을 맑게 하되

피 터지는 광분 속에서도

냉철함을 잃지 말고

살생유택 하라했다


기운 차려 연전연승했어도 중과부적衆寡不敵

의자왕을 모시던 삼천 꽃송이

뚝, 뚝

떨어진 그곳에

한 여름에도 서늘한 맥문동이 가득 피어났다.

 

 

 

 

*맥문동은 난과 비슷하게 일년 사시사철 초록을 지킵니다.

  그늘진 곳 어디에서나 잘 자라기에 민초라 별명이 붙었습니다.

  요즘엔 잔디 대신 그늘 진 나무밑둥에 관상용으로 심습니다.

  뿌리에 난 혹을 한약재로 아주 많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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