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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은총 피정 < 3 > 세가지 은혜 - 강길웅 요한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20 조회수1,045 추천수10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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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분의 첫 번째 설교를 여러분은 기억합니다.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사람들은 모두 귀를 의심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행복하다니! 그때 당시 가난은 하느님의 저주였습니다. 그들은 가난해서 고통 받고 벌 받았다는 사회의 인식 때문에 이중으로 고통 받았습니다. 그런데 가난한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하시니까,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부자는 불행하다."


   아니, 부자가 불행하다니! 부자는 행복의 표본이었습니다. 그런데 부자가 불행하다니 ‥ ‥ ‥. 마치 천지개벽처럼 세상의 가치관이 다 무너지고 완전히 뒤바뀌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예수님이 직접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 속에 깊이 들어가심으로써 고통과 죽음에도 하느님의 놀라운 선물이 있음을 보여 주셨습니다.


   이걸, 이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거 천동설입니다. 눈으로 보면 틀림없이 해는 동쪽으로 떠서 서쪽으로 집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게 아닙니다. 우리 눈에는 태양이 도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습니다. 이게 지동설입니다.


   지동설을 처음 주장한 사람은 16세기 코페르니쿠스라는 천문학자인데, 그때 당시는 이 지동설 때문에 말들이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봐라! 해가 돌고 있지 어디 지구가 도느냐?" 라고 외치는 사람들 눈에는 분명히 해가 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해가 도는 것처럼 보일 뿐이지 실제로는 지구가 해를 도는 것입니다.


   인생의 행복이나 불행도 마찬가집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그런데  사실은, 성령께서 여러분을 사순절이라는 "광야"로 초대하신다는 것입니다. 왜 초대하시느냐? 여러분이 인생의 오른쪽을 무시하고 오직 왼쪽에 있는 재물이나 건강, 또는 웃음 속에 있는 은혜만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건네는 "복 받으세요!" 라는 인사말에는 "돈 좀 벌거라!"  "건강하거라!"  "웃으면서 살거라!"  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물론 그것들도 복은 복입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다 지나가는 복입니다. 바람이 불면 날아가고 비만 오면 떠내려가는 복입니다. 진짜 복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세계 굴지의 가전 회사로 일본의 마쓰시다 그룹이 있는데 영어로 '내쇼날(National)' 마크가 달린 것이 그 회사의 제품입니다. 창업자인 마쓰시다 고노스케가 성공 비결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세 가지 은혜를 주셨다.


   첫째는 가난이었다. 가난했기에 어릴 때부터 구두닦이, 신문팔이 등 세상 경험을 두루 쌓을 수 있었다.


   둘째 은혜는, 몸이 약한 것이었다. 약했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음식에 조심하고 운동에 힘써서 늙어서도 건강할 수 있었다." 이분은 아흔여섯 살까지 사셨습니다.


    셋째 은혜는,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것이었다.  아홉 살 때 초등학교를 중퇴했습니다.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을 모두 나의 스승으로 삼아 언제나 배우는 일에 게으르지 않았다."


   이분에게  은혜는 부자가 아니라 가난이고, 건강이 아니라 약한 체질이었으며, 또 좋은 학교 다닌 것이 은혜가 아니고 못 배운 것이 은혜였습니다. 우리가 새겨들어야 합니다. 옛날 속담에 '부자가 삼 대를 못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돈이 있다고 자식들을 돈으로 쉽게 키우면 결국 자식들 때문에 집안이 망합니다.


   또, 건강하다고 몸 함부로 했던 사람들은 자기 몸 관리에 지혜가 없기 때문에 언, 날 갑자기 쓰러지면 그대로 쉽게 가 버리는 것을 우리는 자주 봅니다. 그리고 배웠다고 겸손하지 못한 자들이 줄줄이 쇠고랑 차고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흔하게 봤습니다.


   한마디로 '지혜'라는 보물은 재물이나 건강, 또는 웃음에서 찾기 힘들고 가난이나 눈물, 고통 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청하지 않은 불청객이 올 때 화만 내지 말고 그 아픔을 잘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 안에 놀라운 선물이 있습니다.


   어떤 학자가 세계사를 빛낸 천재나 위인들을 조사했더니 그들 중 대부분이 정신적, 또는 육체적인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공자나 맹자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었고, 석가모니도 태어난 지 이레 만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며, 예수님도 양부인 요셉이 일찍 죽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소크라테스는 부인이 유명한 악처였으며, 『사기 』를 쓴 사마천은 거세를 당해 남자 구실을 못했고, 링컨은 가난했으며, 세종대왕은 아주 병약했고, 이솝은 노예였으며, 『실낙원 』의 저자인 밀턴은 결국 시각 장애인이었습니다. 음악가 베토벤도 마찬가집니다.


   수없이 많은 천재나 위인들이 어려운 장애나 십자가 때문에 고생을 했으나, 바로 그 장애 때문에 남들은 오르지 못할 높은 언덕에 올라 세계사를 빛냅니다. 만일 이들에게 어려운 환경이 주어지지 아니했다면, 그들은 결코 큰 인물이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도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부모들이 자녀를 키울 때 이걸 명심해야 합니다. 내 자식 귀엽다고 일도 안 시키고 너무 편하게 키우면 그들은 세상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지 못합니다. 땀이나 고생, 그리고 기다림 속에 들어 있는 지혜의 보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미국은 우리보다 훨씬 잘 사는 나랍니다. 그러나 부모가 자녀들에게 돈을 함부로 주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야구 글러브를 사달라고 하면 부모는 선뜻 사 주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묻습니다. "글러브가 얼마냐?' 아이가 대답합니다. "30달럽니다." "그럼 너는 그것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 일종의 흥정을 합니다.


   아이가 정원에 물을 준다든지, 현관을 청소한다든지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말하면, 어머니가 그중에 하나를 판단하여 결정합니다. "그럼 하루에 1달러씩 줄 테니 정원에 물을 주거라." 이렇게 아이는 한 달 동안 일을 해서 야구 글러브를 삽니다.


   언뜻 생각할 때, 돈 있는 사람들이 왜 저렇게 자식들에게 인색한가 하고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기 아이들이 너무 쉽게 돈 쓰는 것을 아주 위험하게 생각합니다. 좋은 것을 얻기 위해서는 수고를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철저히 가르칩니다.


   죄송하지만, 아마 우리 부모들은 그럴 것입니다. 아들이 글러브를 사 달라고 하면, "얼마냐?" 하고 묻고는 "3만 원인데요." 하면 아들 귀엽다고 돈을 선뜻 내줍니다. 또 부모가 안 사 주면 아이는 울거나 떼를 쓰면 됩니다. 그럼 우는 것이 귀찮다고 얼른 사 줍니다. 한국 사람들은 기다릴 줄을 잘 모릅니다.  '빨리, 빨리!' 라는 잘못된 문화도 사실은 그래서 나온 것입니다.


   조선 시대 숙종 때, 김학성이라는 학자가 있었는데 관직으로는 이조 판서까지 된 분입니다. 그의 어머니는 일찍 과부가 되어 살림이 어려웠지만, 삯바느질을 하면서도 아들들은 좋은 선생에게 보내어 글공부를 시켰습니다.


   하루는, 두 아들은 서당에 가고 어머니 혼자 삯바느질을 하고 있는데 비가 왔습니다. 그때 처마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땅 밑에서 쇠 그릇이 울리는 소리와 같았습니다. 어머니가 호기심에 땅을 파 보았더니 땅속에는 큰 가마가 묻혀 있었고, 그 안에는 하얀 은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가난한 살림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습니까? 하늘이 준 선물입니다. 그러나 그 어머니는 큰돈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뻐하지 않고 도리어 남모르게 흙으로 다시 묻어버렸습니다.


   이튿날 어머니는 자기 오빠에게 부탁하여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 후 두 아들이 어렵게 장성하여 과거에 급제, 학문을 인정받기에 이르게 되자, 그제야 어머니는 아들들을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제사를 모셨습니다. 제삿날에 그 어머니가 오빠에게 과거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남편을 잃은 후 나는 이 두 아이를 기르지 못할까봐 아침저녁으로 마음을 썼습니다. 그런데 이제 아들들의 학업도 성취되고 아버지의 뜻을 계승할 수 도 있게 되었으니 나는 이제 세상을 떠나도 부끄럽지 않습니다."라고 하면서 지난날, 자신의 앞마당에서 발견했던 은 가마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란 오빠가 "아니 이 사람아 그 돈만 있으면 그렇게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는가?" 하면서 안타까워하자 김학성의 어머니는 말했습니다.


   "수고도 하지 않고 큰돈을 얻으면 반드시 의외의 재앙이 찾아올 것입니다. 사람은 마땅히 고생해야 되는 것인데 어려서부터 편안하게 되면, 공부에 전력을 다하지 못하고 돈을 낭비하는 습관과 게으른 습성 때문에 쓸모없는 사람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돈을 버리는 것이 재앙을 버리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참으로 훌륭한 어머닙니다. 이런 반듯한 정신을 가진 부모가 요즘에도 있을까요? 만일에 김학성 어머니가 재물로 아들들을 쉽게 키우려고 했다면 그 어머니는 아들들을 망쳤을 것입니다.


             ♣ 은총 피정 中에서 / 소록도 성당 강길웅 요한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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