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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은총 피정 < 4 >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 강길웅 요한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21 조회수805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언젠가 소록도에 고급 공무원 부부와 대학에 다니는 딸이 왔었습니다. 이 얘기 저 얘기하다가 제가 딸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대학 나와서 나중에 무슨 일을 하고 싶으냐? 그때 딸이 판사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칭찬을 하며 충고를 했습니다.


   "좋은 일이다. 세상에는 억울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억울함을 풀어 주는 것은 예수님께서 하셨던 일이다. 그런데 네가 돈을 좋아한다면 억울한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절대로 돈에 욕심은 부리지 말아라." 그때 딸이 알아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때였습니다. 그 어머니가 갑자기 딸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치더니, "그래도 먹을 만큼은 벌어야 한다." 라며 눈에 힘을 주고 말했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입니까? 부정한 판결을 해서라도 돈부터 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게, 부모가 자녀에게 할 말입니까? 더구나 고급 공무원 부인이 ‥ ‥ ‥. 아마, 오늘 우리 모두의 현실인지도 모릅니다. 세상에는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습니다.


   많이 배워 출세했던 자들이 돈에 욕심 부리다가 돈에 벼락 맞는 꼴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 왔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모릅니다.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는 줄을 배운 자들이 모릅니다.


   그물을 돈 있는 곳으로만 던져서는 안 됩니다. 사람이 병들어 썩게 됩니다. 또 편하거나 웃는 곳으로만 그물을 던져서도 안 됩니다. 사람이 바보가 됩니다.


   살다 보면 원하지 않는 불청객이 찾아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라는데 왜 불청객이 찾아오는가? 정답은,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도 던집시다. 눈물과 고통 속에는 하느님의 특벽한 선물이 있습니다. 사순 제 2주일 복음입니다. 루카 복음 9장 28절 이하에 보면 예수님께서 산에 올라 기도하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때 예수님은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 는 그의 말을 들어라." 라는 성부의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같은 장면 마태오 복음에서는, 이때 하느님께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라고 하셨다고 전합니다. 성경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예수님께서 이제 예루살렘에 올라가시는 길은 꼼짝없이 붙잡혀 죽는 길  입니다.  예수님도 인간이신지라 두려웠고, 게다가 제자들은 여전히 멍청했습니다. 어쩌면, 몇 년 동안 수고한 보람이 다 물거품이 될지도 모를 상황이라, 예수님께서 지금 예루살렘에 올라가야 하느냐, 마느냐 하는 갈등이 생기신 것입니다.


   그때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서 예수님께 "주님, 용기를 내십시오. 힘을 내십시오. 지금이 바로 올라가실 땝니다." 하고 격려를 해 드리자, 이에 힘을 얻은 예수님이, 지금 올라가겠다는 약속을 성부께 드립니다. 이때 성부께서는 예수님이 너무 자랑스러워 그런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그러시면서 장차 예수님이 얻게 될 영광을 미리 조금 맛보게 하십니다. 다시 말해, ' 걱정하지 마라.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이제 큰상을 받을 것이다.' 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기쁜 마음으로 예루살렘에 올라가십니다.


   그런데 사실은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사순절이라는 산으로 초대 하십니다. 왜 초대하시느냐? 여러분도 어렵고 힘든 일들이 있으면 두렵고 속상한

일들이 있습니다. 바로 그것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산에 부르시어

"너는 내가 사랑하는 딸, 내 마음에 드는 딸이다." 라는 목소리를 들려주고자하십니다.


   여러분은 그분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듣지 못한다면 신앙생활의 윤기가 어디에서 흐르며, 가슴 두근거리는 기쁨이 어디에서 솟구치겠습니까?

대단히 불행한 것은, 많은 이들이 하느님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목소리도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불가(佛家)얘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어떤 절에서 큰 법회가 열렸는데 많은 불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이때 한 사미니가, 사미니란 젊은 여자 수행자를 말합니다. 수백 명분의 국을 맛있게 끊인 뒤에 국 맛을 보기 위해 뚜껑을 열었을 때ㅏ 놀랍게도 생쥐 한 마리가 빠져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큰 낭패였습니다.


   이때 그 사미니가 국 맛을 보는 척하며 쥐를 건져서는 자기가 몰래 먹어 버립니다. 그러자 돌로 만든 부처님의 손이 내려와서는 사미니의 머리를 쓰다듬어 줍니다. 마치 '이는 내가 사랑 햐는 딸, 내 마음에 드는 딸이다.' 라는 표현 같습니다. 물론 불가에서 전해져 오는 얘기지만, 저는 그 얘기를 읽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왜 쥐를 먹은 것이 아름다운가요? 남모르는 아픔을 혼자 짊어졌기 때문입니다. 왜 쥐를 먹으면서도 당당합니까? 그 사미니는 부처님의 목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입니다.


   음식으로 친다면, 누구나 맛있는 음식을 선호합니다. 아무도 맛없는 음식은 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한 사람은 그 맛없는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이때 "주님, 주님의 뜻이라면 제가 먹겠습니다. "하고 손을 들었을 때" 너는 내가 사랑하는 딸, 내 마음에 드는 딸이다." 라는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또 걸어야 하는 기로 친다면, 누구나 편하고 재미있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아무도 힘들고 고달픈 길은 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홀로 그 가시밭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이때 "주님, 주님께 영광이 된다면 제가 걷겠습니다." 하고 선택했을 때, "너는 내가 살아하는 딸, 내 마음에 드는 딸이다." 라는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목소리를 듣게 되면, 맛없는 음식도 맛있게 먹을 수 있으며, 가시에 찔려 피가 나와도 아프지 않습니다. 진흙탕에 빠져 얼굴과 옷이 엉망진창인데도 마음은 기쁨니다. 고생하는 자신이 굉장히 자랑스럽습니다. 누군가, 내 고생을 인정해 주시는 분이 계시기 때문에 서럽지 않습니다.


    
            ♣ 은총 피정 中에서 / 소록도 성당 강길웅 요한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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