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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저녁묵상]부끄러운 고백/이해인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21 조회수1,027 추천수8 반대(0) 신고


부끄러운 고백

 

"이러면 안 되는데” 늘 이렇게 말하다가
한생애가 끝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자주 해요


하느님과의 수직적인 관계
이웃과의 수평적인 관계
나 자신과의 곡선의 관계


시원하고 투명하길 바라지만
살아갈수록 메마르고 복잡하고
그래서 부끄러워요


좀 더 높이 비상할 순 없는지
좀 더 넓게 트일 수는 없는지
좀 더 밝게 웃을 수는 없는지


나는 스스로 답답하여
자주 한숨 쉬고
남몰래 운답니다


그러나 이 또한
기도의 일부로 받아들여주신다면
부끄러운 중에도 조금은 위로가 될 것 같다고


‘내 탓이오, 내 탓이오…’
가슴을 치는 이 시간은
눈물 속에도 행복하다고 바람 속에 홀로 서서
하늘을 봅니다.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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