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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복음 묵상] † 예복을 준비하라 - 박상대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23 조회수867 추천수8 반대(0) 신고

 

   2007년 8월 23일 연중 제20주간 목요일


 

'친구여, 그대는 혼인 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 ’ (마태오 22,12)

 

‘My friend, how is it
that you came in here without a wedding garment?'


  

 

 

                                            † 예복을 준비하라.

   예수께서는 요르단강을 따라 여러 마을들을 거쳐 예리고(요르단강 서쪽 10Km, 예루살렘 북동쪽 36Km)를 지나 예루살렘으로 들어오셨다. 성대한 예루살렘 입성식도 있었다.(마태 21,1-11) 이제 예수님의 활동무대는 이스라엘의 도성 예루살렘이다. 환전상들과 장사꾼들로 오염된 성전까지도 정화하셨다. 예수님의 대담 상대자는 막연한 군중으로부터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들인 원로들과 대사제들로 바뀌었다.

   예복을 준비하라.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바로 이들에게 들려준 ‘혼인잔치의 비유’이다. 마태오복음에 의하면 나귀를 타고 군중의 환호를 받으며 성대한 행렬을 통하여 예루살렘에 입성하신(21,1-11) 예수께서는 예루살렘 성전을 정화하신 일(21,12-16) 때문에 이미 백성의 지도자들과 한바탕 대립을 벌였다(21,23-27).

   이어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두 개의 비유를 들려주신다. ‘두 아들의 비유’(21,28-32)와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21,33-43)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는 숨을 돌릴 틈도 없이 곧바로 ‘혼인잔치의 비유’가 잇따른다. 이 비유가 오늘의 복음이다. 이 시점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정리를 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마태오복음 20장부터 22장까지에서 모두 네 개의 비유를 대면한다. 그것은 예수께서 예루살렘 상경 중에 제자들을 상대로 말씀하셨던 ① 포도원 일꾼의 비유(20,1-16), 예루살렘에 와서 백성의 원로들과 대사제들에게 들려주신 ② 두 아들의 비유(21,28-32), ③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21,33-43), 그리고 ④ 혼인잔치의 비유(22,1-14)이다. 네 개의 비유는 모두 하늘나라에 관한 은유법이다.

   예복을 준비하라.예복을 준비하라.그런데 비유내용의 강도에 주의해야 한다. 포도원 일꾼의 비유에서는 하느님 나라에 구약의 백성과 신약의 백성 모두가 초대되어 똑같은 차원의 후한 대접을 받지만,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와 오늘 혼인잔치의 비유에서는 구약의 백성들이 대접을 받기는커녕 이미 차지한 특권마저 빼앗기고 추방당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물론 그 잘못과 책임은 백성의 지도자들 측에 있다. 오늘 복음이 들려주는 혼인잔치의 비유에서는 구약의 백성들이 맞이하게 될 종말의 심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는 다른 복음서에 비해 마태오가 특별히 강조하는 부분이다.

   오늘 복음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부분은 임금이 자기 아들의 혼인을 위해 베푼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이 제각기 변명과 이유를 둘러대고는 오기를 거부하자, 임금이 종들을 보내어 아무나 불러들여 잔칫집을 가득 채운다.(1-10절) 이 대목을 거듭 읽어보면 이스라엘의 역사와 딱 맞아떨어짐을 알 수 있다. 하느님께서 구약시대에는 예언자들, 신약시대에는 사도들을 통하여 당신의 구원계획을 알렸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그들을 배척했고 때로는 죽였다.

   예복을 준비하라.예복을 준비하라. 이에 대한 하느님의 정의는 실제로 기원후 70년 로마군인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살육하고 성전을 불태우는 사건으로 드러났다. 그들이 구원받을 자격을 스스로 상실한 셈이다. 이렇게 이스라엘의 역사는 비극으로 끝나지만 하느님께서는 새로운 역사의 문을 여시는 것이다. 임금의 종들이 거리로 나가 아무나 잔치에 초대한다는 것은 유다인이나 이방인이나 선인이나 악인이나 할 것 없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 나라의 초대를 받았음을 의미한다.

   둘째 부분은 임금이 손님으로 가득 찬 잔칫집을 돌아보다가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을 집어내어 추방하는 장면이다.(11-14절) 이렇듯 길바닥에서 아무렇게나 초대해온 사람들로부터 ‘예복’을 운운하는 임금의 처사는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비유의 사실적 표현에서 눈을 떼어 비유의 우의적 표현으로 시선을 옮겨야 한다.

   예복을 준비하라.예복을 준비하라. 여기서 예복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외적 치장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에 합당한 내적 자질을 말한다. 이는 곧 예수께서 내리신 산상설교의 가르침으로 무장된 정신이다. 이 정신은 단순히 ‘굳게 마음먹음’이 아니라 ‘실제로 행함’이요, ‘덕행의 열매’를 말한다. 교회는 거룩하나 그 안은 별의별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이는 종말에 이르기까지 그럴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종말이 오기 전에 ‘예복’을 잘 갖추어 입어야 한다는 것이다.......◆

- 박상대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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