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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잘 보라!" --- 2007.8.24 금요일 성 바르톨로매오 사도 축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24 조회수853 추천수7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8.24 금요일 성 바르톨로매오 사도 축일                              
요한묵21,9ㄴ-14 요한1,45-51

                                                              
 
 
 
"잘 보라!"


마음 깨어 있을 때 잘 보고, 잘 들을 수 있습니다.

깨어 하느님 얼굴 보라고 있는 눈이요,
하느님 말씀 들으라있는 귀입니다.

절 처마 끝에 달려 있는 물고기 풍경들,
초대 교회 주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했던 물고기,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참 적절한 상징입니다.
 
잘 때도 눈을 뜨고 잔다는 물고기처럼
수행자들은 늘 눈뜨고 깨어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줍니다.

영성생활에 잘 듣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게 잘 보는 것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도 있듯이
어느 면에선 듣는 것보다 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불교의 한자 용어인 ‘견성(見性)’이나 ‘각자(覺者)’
다 그 안에 ‘볼’ 견(見)자가 들어있습니다.
 
‘자기의 참 모습을 본다.’ 는 ‘견성(見性)’이요,
눈으로 보아 깨달은 자가 ‘각자(覺者)’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듣는 것보다는 보고 싶어 합니다.
 
옛 성인성녀들 한결같이 하느님의 얼굴을 보고 싶어 했습니다.
 
하여 친구나 연인들 사이,
편지를 읽는 것보다는 음성을 듣고 싶어 하고,
이보다는 서로 만나 얼굴을 보고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많은 이들 역시
수도원 전례를,
수도원 성전을,
수도원 경치를,
수도자의 삶을 눈으로 보고 싶어 수도원을 찾습니다.
 
‘미사를 본다.’라는 말마디도 의미심장합니다.
 
말씀의 전례 때는 귀로 듣고,
성찬의 전례 때는 눈으로 보며 참여하는 미사입니다.
 
들음과 봄이 잘 조화된 최고의 공동전례가 미사입니다.

오늘 말씀의 주제 역시 ‘봄’입니다.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반신반의하는 나타나엘에게 필립보는 구구한 설명 없이
단도직입적 한 마디로 매듭을 짓습니다.

“와서 보시오.”

나타나엘을 보신 예수님의 감탄입니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나타나엘의 외모를 꿰뚫어
내면의 진실하고 순수한 마음을 보신 주님께 나타나엘의 다음 물음입니다.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이미 나타나엘에게 첫눈에 반하신 예수님임을 깨닫게 됩니다.
 
서로 첫눈에 반해서
스승과 제자가 되고 연인이 되고 부부가 되는 경우 비일비재합니다.

즉시 마음의 눈이 열린 나타나엘의 고백입니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이십니다.”

대답하는 나타나엘에게 예수님은 더 큰 은혜를 약속하십니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가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오늘 1독서의 사도 요한 역시,
성령에 눈이 열려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하느님의 영광으로 빛나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을 봅니다.

마음 따라 보는 눈입니다.

굶주린 자들에겐 모두가 먹을 것으로 보이고,
돈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모두가 돈으로 보이고,
하느님을 찾는 구도자들에게는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하느님을 볼 것이다.”

사실 마음 순수한 이들의 눈에는 하느님의 현존으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참으로 깨끗한 마음에 깨끗한 눈일 때 하느님의 신비를 깨닫게 되고,
이어 내적 변화와 치유에 증대되는 내적 자유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좋으신 주님은 마음의 눈을 활짝 열고
주님의 신비를 관상하는 우리를 깨끗하고 거룩하게 해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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