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생활묵상] 열매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26 조회수541 추천수11 반대(0) 신고

+ 우리 모두 평화

 

루카 13, 22 - 30

 

두더지가 등장을 안해서 왠 일인가 했는데 올해도 농사짓기는 꽝이었다.

말이 농사지 그야말로 손바닥 반 만한 뒷마당의 밭을 말하는 것이다.

 

두더지가 와서 호박줄기를 뚝 잘라버릴까봐 커다란 화분에 거름흙을 담아

호박모종을 심었다.

나머지 모종이 아까워 두더지가 가족을 이룬 밭에다 구덩이 몇개를 파고

정성스레 심었다.

옆에다 강원도 산 찰옥수수 씨앗도 심었고, 또 그 옆에다 아주까리 씨앗도

심어보았다.

 

도시에서만 살다가 미국에 와서 남들이 그러듯이 뒷마당을 일구어 밭을

만든 것이다.

그동안 제법 잘 자라주어 호박도 따먹고 , 오이도 , 들깻잎도, 가지도 ,

고추도 따 먹은 적이 있었지만 사실은 다른 집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수확이었다.

 

올해 우리집 뒷마당은 호박 넝쿨로 발 딛을 틈이 없다. 노란 꽃도 많이 피고

마음이 풍족해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리 저리 뻗은 덩쿨은 숫꽃과 잎만 무성하다.

왠일일까?  고개짓을 해가며 한참을 들여다 보게 된다.

 

처음에는 화분에 심은 호박넝쿨이 진한 녹색을 띠고 잎이 커다랗게 자라 역시

내 머리는 좋은가보다고 자만을 하였는데 날이가면 갈수록 화분의 호박잎은

연한 녹색으로 변해가기만 하고 땅에 심은 호박은 시원치 않더니만 점점

무성해지기 시작하였다.

역시 인위적인 행위는 하느님께서 주신 자연의 섭리를 이기지 못함을 다시한번

절실히 알게  된다.

 

우리 집에는 여러가지 과일 나무가 있다. 순전히 나의 욕심을 발휘하는 증거

과일 나무들이다.

열매를 따 먹기 위해 어린 나무를 사다 심었을 적에는 잘 모르겠더니만 어느새

나무가 크게  자라면서 나무와 나무 사이에 여유가 없는 것이었다.

 

배나무와 복숭아 나무에 많은 열매가 열렸다.

솎아내야 크게 잘 자란다는 말을 들었지만 도무지 아까운 마음에 솎아내게 되질

않았다.

몇 해동안의 경험을 보아서 알만도 한데 아직도 솎아내는 데는 인색하기만 하다.

결국은 애기 주먹만도 못한 배와 복숭아를 따먹으면서 다른 집들은 열매가 잘

되는데 우리집은 왜 이모양인지 모른다고 푸념을 하게 된다.

호박덩쿨도 이리저리 뻗치는 순을 잘라주어야만 열매가 잘 열리게 된다는 것을

체험으로 알게 되었다.

 

잠시 묵상을 해 본다.

 

땅에서 직접 영양분을 받아 자라는 호박과 큰 화분에 거름흙을 주었으니 잘

될거라고 생각했던 호박과의 차이에서 나의 본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또한 솎아내지 못한 과일 나무들의 자디잔 열매와 잎만 무성한 호박덩쿨을

보면서 푸념만을 해 대는 나의 본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이른 아침에 복음 묵상을 하면서 새삼 나의 신앙은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즐거워하실려는지 의문이 갔다.

 

눈에 보이는 욕심과 자만으로 가득한 내 자신이 무척이나 부끄러웠다.

나는 분명 이 다음에 구원을 받기를 원하고 있다.

내 마음에 욕심과 자만은 아랑곳 하지 않고 구원을 받고 싶어하기만 하는

꼴이되고 만다.

 

올해도 어느듯 하반기에 들어서는데 새해들어 다짐했던 마음은 온통 어디로

도망을 가 버렸을까?

지금이라도 때는 늦지 않았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나 자신을 위안하면서

죄송스런 마음에 또 한번 묵주기도를 봉헌하면서 내가 끌어안고 있는 욕심과

자만을 과감하게 떨쳐보았다.

 

"참 좋으신 주님 , 저를 바른 길로 이끌어 주시어 항상 기쁘고 너그러운

베로니카가 되도록 도와 주소서..

주님께서 차려 놓으신 잔칫상에 마음놓고 앉아있도록 비운마음 즐기게

해 주소서..

주님께서 저희들을 용서하듯이 제게도 비운 마음안에 큰 사랑 안고 살도록

이끌어주소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님들을 위해서도 묵주기도 봉헌합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신명나게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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