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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좁은 문" --- 2007.8.26 연중 제21주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26 조회수578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8.26 연중 제21주일                                        
이사66,18-21 히브12,5-7.11-13 루가13,22-30

                                                                  
 
 
"좁은 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만한 세상입니다.

무더위도 한 풀 꺾이고
하느님은 또 우리에게
하늘 높고 바람 시원한 가을 선물을 가득 주셨습니다.
 
한번뿐이 없는 유일한 선물인생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살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니,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

바오로 말씀대로 이렇게 살면 진정 행복과 구원입니다.
 
환경 좋아 행복이요 구원이기로 하면 그런 행복과 구원은 요원합니다.
 
우리의 삶, 양상과 정도만 다를 뿐 끊임없이 계속되는 시련이요 고통입니다.
 
시련과 고통인생, 이래서 ‘고해(苦海)’ 인생’ ‘좁은 문’ 인생입니다.

시련과 고통이 없는 ‘넓은 문’ 인생은 환상이려니와
있다 해도 일고의 가치도 없습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이래서 영적 전투 인생입니다.
 
죽어야 끝나는 우리의 영적 전쟁,
그래서 저는 우리 믿는 이들을
제대가 없는 ‘영원한 현역’이라 정의합니다.
 
한번으로 끝나는 시련의 좁은 문 통과가 아니라
죽을 때 까지 연속되는 이런 저런 좁은 문입니다.

이런 크고 작은 시련과 고통들을 통해
좁은 문들을 통과해가는 우리들 방심은 금물입니다.
 
우리가 감당할만한 시련과 고통을 주시는 하느님입니다.
 
이런 시련과 고통들, 회개에로 부르시는 하느님의 훈육 수단입니다.
 
오늘 2독서에서 히브리저자가 이를 분명히 밝힙니다.

“주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이를 훈육하시고,
  아들로 인정하는 모든 이를 채찍질하십니다.
  여러분의 시련을 훈육으로 견디어 내십시오,
  그리고 그분의 책망에 결코 낙심하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자녀로 대하십니다.
  훈육이 당장에는 기쁨이 아니라 고통과 슬픔으로 여겨지겠지만,
  나중에는 그것으로 훈련된 이들에게 평화와 의로움의 열매를 가져다줍니다.”

바로 좁은 문 통과의 비결을 알려 줍니다.
 
좁은 문 통과 시
온갖 크고 작은 시련과 고통들
하느님의 훈육으로 믿어 끝까지 잘 견뎌내는 것입니다.
 
이런 시련과 고통의 과정 후에 평화와 의로움의 열매들입니다.
 
무조건 견뎌내는 시련이 아니라,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시련을 통해 깊어지는
주님과의 친교에서 샘솟는 기쁨과 평화가
시련을 압도하여 견뎌내게 하는 힘이 됩니다.
 
그리스도인의 낙천성의 비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오늘 복음 중,
구원의 문이 닫혔을 때
문 두드리는 이들의 호소와
주님의 답변이 의미심장합니다.

“주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저희는 주님 앞에서 먹고 마셨고,
  주님께서는 저희가 사는 길거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

‘나는 모른다.’ 가슴 철렁하게 하는 말씀입니다.
 
수십 년을 부부로 살아도 서로 모를 수가 있고,
수십 년을 한 공동체 내에서 형제들로 살아도 서로 모를 수가 있고,
수십 년을 신자가 되어 주님과 함께 살아도 주님을 모를 수가 있습니다.

과연 여러분의 주님과의 친밀도는 어는 정도입니까?

여러분은 주님을 알고 주님께서도 여러분을 아십니까?

평생을 주님을 섬겨왔는데
‘나는 너를 모른다.’라고 하신다면
그 충격과 허망함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이런저런 크고 작은 시련과 고통들의 훈육을 통해서
주님과 미운 정 고운 정 깊어가는 우리들입니다.
 
마치 부부관계나 공동체의 형제들 관계와도 흡사합니다.
 
처음부터 서로 간 깊은 관계가 아니라
산전수전 시련을 겪어가며 정화되고 단련되어 깊어지는 사랑의 관계입니다.

주님 안에서 쓸모없는 시련이나 고통들 하나도 없습니다.
 
평생 상처로 남아
성장을 좌절시킬 고통이나 시련들이
주님의 훈육 수단이 되면서
상처들의 아픔은 곧장 치유되어
성장과 성숙의 원동력이 된다니 얼마나 반갑고 놀라운지요!
 
그러니 일상에서 닥치는 모든 시련이나 고통들에 좌절할 것이 아니라
즉시 하느님의 훈육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지혜로운 삶의 첩경입니다.

이렇게 살면서 구원의 좁은 문을 통과합니다.
 
이래서 끊임없이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바쳐야 합니다.
 
끊임없이 바치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 기도가
고통을 기쁨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어둠을 빛으로 바꿔줍니다.
 
고통 중에도 샘솟는 주님의 평화와 기쁨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켜줍니다.
 
사실 밖에서 볼 때 좁은 문이지,
찬미와 감사의 사람들에겐 내적으로 점점 넓어지는 문입니다.

다음 베네딕도 규칙의 말씀도 이런 진리를 밝혀줍니다.

“...그러니 힘들다 해도
  좁게 시작하기 마련인 구원의 길에서 도피하지 마라.
  그러면 신앙생활이 나아감에 따라
  마음이 넓어지고 말할 수 없는 사랑의 감미로써
  하느님의 계명들의 길을 달리게 될 것이다.”

온갖 시련과 고통의 하느님 훈육을 통해
마음이 넓어지고 사랑의 감미로 가득할 때
좁은 문, 좁은 길도 신나게 달리게 됩니다.
 
이런 이들, 시련의 좁은 문 바로 거기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보고,
다른 이들 역시 이들의 삶을 통해 하느님의 영광을 볼 것입니다.
 
사실 이웃에게 줄 수 있는 최상의 선물,
이처럼 시련의 좁은 문을 기쁘게 통과하는 삶의 모습일 것입니다.

그러니 아무 걱정도 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겪는 모든 고통과 시련들,
하느님의 훈육으로 당장은 괴롭고 슬프겠지만
곧 평화와 기쁨의 열매를 가져다줍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맥 풀린 손과 힘 빠진 무릎을 바로 세워
바른 길을 달려가 좁은 문을 통과하십시오.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오시는 주님과 손을 붙잡고 달려가십시오.
 
그리하여 절름거리는 다리가 접질리지 않고 오히려 낫게 하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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