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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주님과 함께 먹고 마셨지만 . . . . . . [들꽃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26 조회수901 추천수14 반대(0) 신고
 
 
 

  

 

    “저희는 주님 앞에서 먹고 마셨고,
     주님께서는 저희가 사는 길거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

    이 말이 예사롭지가 않다. 

    주님과 함께 지내고 주님과 가까이 지냈는데도
    어떻게 주님은 결정적인 순간,
    하늘나라 문 앞에서 이런 사람들을 모른다고
    잡아뗄 수 있단 말인가?
    도데체 하느님이 어떻게
    사람을 나 몰라라 하고 외면할 수 있단 말인가?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
 


    조선 설계기술 유출로 1300억,
    현대, 기아차 핵심기술 중국유출로 22조원 손실,
    국정원은 올 1월부터 6월까지
    총 11건의 국내기술 해외유출건수를 적발했고,
    피해액은 37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6월 경기도에서는 회사의 핵심기술을 빼돌려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40살 김모씨 등이 구속되었는데,
    이들은 해고에 불만을 품고
    회사의 노래방 기계제작 핵심기술을 빼돌리고
    연구소 컴퓨터에 저장된 핵심자료를 모두 파손시켜
    1000억원의 피해를 입혔다고 한다.

    가장 최근의 사건으로는 지난 7월 13일
    조선기술 유출시도가 적발된 것이다.
    대우조선의 한 직원이 선박 69척의 설계기술을
    통째로 중국에 빼돌리다 적발되었다.

    모두 국내의 기술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들이다.
    다들 자기가 다니던 회사의 기술을 팔아먹은 사람들이다.
    핵심기술인만큼 그런 고급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경영진과 가까운 사람일 것이다.

    사장과 함께 자주 회식자리에 불려가고
    기술개발을 위해 해외연수와 연구비도 많이 받은 사람들일 것이다.
    주인과 함께 먹고 마셨지만 속 마음은 콩 밭에 가 있었던 사람들이다.
    마음이 불순한 사람들이다. 불의한 사람들이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과 함께 먹고 마셨던 사람이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를
    밝혀주는 사람들이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요즘은 이런 일이 없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명절이면
    서울역,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귀성 여객표를 구하기 위해
    장사진을 치곤 했다.
    시외버스마다 빽빽하게 타는 것도 모자라서
    겨우 출입문에 매달려 가는 장면도 연출되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는 말씀은 이런 장면을 연상시킨다.
    하늘나라에 가고 못가고는 아주 현실적이고 급박하다는 말씀이다.
 

    다른 사람들 아우성치는거 구경만 하고 있다가
    한가해지면 슬슬 움직이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게 가면
    제사는 이미 다 끝난 상태다.
 

    하늘 나라의 문이 닫긴 뒤에는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다.
    제사는 이미 다 치러졌다.
    그렇게 해서는 단박에 예수님 앞에서 이런 대답을 듣게 된다.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내게서 물러가라.”
 

    좁은 문,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발버둥치고
    혹시라도 못 가게 될까 조바심치고
    치열한 노력을 들여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다른 곳에서 예수님은,
   “나는 양들이 드나 드는 문”(요한 10, 7.9)이라고 하신 적이 있다.
 
 
    좁은 문을 예수님 자신이라고 보면,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사신 예수님을 닮으라는 말씀이다.

    그 옛날 구약의 백성들이 광야에서
    목이 마르고 먹을 것이 없어서,
    종살이 하던 이집트 땅으로 돌아가고 싶던 유혹을
    물리쳐야 했던 것처럼,
    좁은 문은 진리와 정의에 항구하기 위한
    내 마음 자세를 의미하기도 한다.


    하늘 나라 문 앞에 서서, 

   “저 신분데요?” 한들,

    예수님은 “그래서 뭐?”

   “그게 어쨌다고?”하실지도 모른다.
 
 
    미사를 집전하고,
    강론을 준비하고,
    사목회의도 하고,
    신앙학교도 하고,
    복음나누기도 했지만,
    그 속에 치열한 정신이 없다면 말이다.

    좁은 길보다 넓고 평평한 길을 더 좋아하고,
    예수님을 찾는 간절한 열망 없이 건성 건성,
    그렇게 하라고 하니까 하고,
    그래야 할 것 같으니까 하고,
    사람들이 보니까 하고,
    그랬다면 그분 앞에 갔을 때 분명 이런 대답을 들을 것이다.

    “너 누구니?” 

   "남을 섬기고,  때리는 사람에게 맞아주고..,  종이 되라고...?
     거 참!  희안한 말만 하고 있네,  당신이나 그렇게 하시고,  나야 뭐..."

    그분과 함께 먹고 마셨지만
    마음속으로는 전혀 그분의 뜻에 동조하지 않고,
    심지어는 완전히 무시하고
   ‘그건 네 말이지’ 하고 있을 수가 있다.
 
 
    봉사자로 봉사했지만 대상자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순전히 자기 삶을 산 사람도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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