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사목일기 . . . . . . . . [김양회 요한 보스코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28 조회수949 추천수13 반대(0) 신고
 
 
 
 
 
 
 
      [ 2007년 6월10일 주일 ]
 
 
     오늘은 미사를 드리면서 왜 그렇게 많은 분심이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미사를 드리면서 왜 그렇게 마음이 무거웠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위선적인 생활 때문에 부끄럽고
     합당하지 않은 미사를 드리는 것 같아...
     미사를 끝낼 때까지 분심 속에 있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준비한 강론도 신자들 마음에 다가가지 않고
     허공을 향해 소리치는 시끄러운 꽹과리 소리 같았습니다.
 
 
     한없이 내어주시는 주님!
 
     그런데 저는 한없이 움켜쥐고만 살면서
     성체를 받아 모시는 제 마음에 무거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끝까지 낮추시는 주님!
     저는 끝까지 드러내고만 살면서…
     성혈을 받아 모시는 마음이 떳떳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먹어라”며 당신 몸을 내어 주신 주님!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하고 당신 생명을 내어 주신 주님!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당부하신 주님!
 
 
     주님께서 내어주신 것처럼 저는 내어주지 않고
     주님을 생각하려고 했으니...
 
     오늘 강론은 시끄러운 꽹과리 소리였습니다.
 
     입으로만 주님을 사랑하려고 했으니
     부끄러운 하루였습니다.
 
     전례로만 주님을 기억하려고 했으니
     오늘 미사는 겉치레 예식이었습니다.
 
     주님,
     주님의 몸을 합당하게 모시기 위하여,
     주님께서 세우신 미사성제를 분심없이 합당하게 드릴 수 있도록,
     시간을 내어주고,
     정성을 내어주고,
     저의 아침과 저녁, 저의 전 생애를 내어줄 수 있도록,
    
     주님!
 
     저를 이끌어 주십시오.
 
                               
 
 
     [ 2007년 6월12일 화요일 ]
 
 
     걸었습니다.
 
     주님! 쉬지 않고 걸었습니다.
     사제관에 앉아있다는 것 자체가 마음을 무겁게 하여서
     오늘은 산길을 걸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일을 해야 하고
     내일은 또 어떤 일을 해야 하며
     다음 주간을 위하여 준비해야 할 이런저런 것들이
     걱정과 염려가 무거운 짐이 되어
     오늘은 모든 것 떨쳐버리고자 길을 걸었습니다.
 
     사제란 기능인이 아니라
     존재인이어야 하는데......
     사제는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하느님의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주님!
     저는 아직까지도 직무라는 짐에 짓눌려
     자유를 잃어버리고 살아왔습니다.
 
     주님!
     오늘은 그래서 걸었습니다.
 
     걷고 또 걸으면 가벼워지는 것을,
     걷고 또 걸으면 자유스러워지는 것을,
     걷고 또 걸으면 옹졸했던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뒤엉킨 관계가
     실타래 풀리듯 풀릴 것 같아서......,
 
     오늘은 걷고 또 걸었습니다.
 
 
 
                               
 
 
 
     [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있었습니다.
     자기 잘못과 죄를 고백하려고 서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있었습니다.
     자기 잘못과 죄를 용서받으려고 서있었습니다.
 
 
     고해소 앞에 서있던 사람들은
 
   ‘내가 잘했다’ 는 표정을 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고해소 앞에 서있던 사람들은
 
   ‘너 때문’ 이라고 이웃에게 탓을 돌리는 표정을 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고해소 앞에 서있던 사람들은
 
   ‘잘못은 모두 제 탓입니다!’라고 고백하는 솔직한 사람들이요,
 
   ‘주님, 제가 죄를 지었습니다.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라고 용서를 청하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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