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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 28일 야곱의 우물- 마태 23, 23-36 묵상/ 내 잔을 닦아준 청년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28 조회수665 추천수9 반대(0) 신고

내 잔을 닦아준 청년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박하와 시라와 소회향은 십일조를 내면서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처럼 율법에서 더 중요한 것들은 무시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십일조도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바로 이러한 것들을 실행해야만 했다.
 
눈먼 인도자들아! 너희는 작은 벌레들은 걸러 내면서 낙타는 그냥 삼키는 자들이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그 안은 탐욕과 방종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눈먼 바리사이야! 먼저 잔 속을 깨끗이 하여라. 그러면 겉도 깨끗해질 것이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겉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속은 죽은 이들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회칠한 무덤 같기 때문이다. 이처럼 너희도 겉은 다른 사람들에게 의인으로 보이지만 속은 위선과 불법으로 가득하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예언자들의 무덤을 만들고 의인들의 묘를 꾸미면서, ‘우리가 조상들 시대에 살았더라면 예언자들을 죽이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여 너희는 예언자들을 살해한 자들의 자손임을 스스로 증언한다.
 
그러니 너희 조상들이 시작한 짓을 마저 하여라. 너희 뱀들아,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가 지옥형 판결을 어떻게 피하려느냐? 그러므로 이제 내가 예언자들과 현인들과 율법학자들을 너희에게 보낸다. 그러면 너희는 그들을 더러는 죽이거나 십자가에 못 박고, 더러는 너희 회당에서 채찍질하고 또 이 고을 저 고을 쫓아다니며 박해할 것이다.
 
그리하여 의인 아벨의 피부터 너희가 성소와 제단 사이에서 살해한 베레크야의 아들 즈카르야의 피에 이르기까지 땅에 쏟아진 무죄한 피의 값이 모두 너희에게 돌아갈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모든 것이 이 세대에 닥칠 것이다.”
(마태 23,23-­36)
 
한명수 시인(대구가톨릭대학교 인성교양부)
◆포장마차에서 동료들과 소주 몇 잔을 마시면서 집으로 돌아갈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때 옆자리에서 라면을 먹던 청년이 “잠시만 기다리세요, 제가 모셔다 드리지요!”라고 했다. 나는 그 청년의 차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물었다. “안면도 없고 취기조차 있는 나를 왜 태워다 주려는 거요?” “네. 평소 좋은 일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목사님 같은 성직자에게 선을 베풀면 좀 만회를 할 것 같아서요.
 
목사님은 어느 교회에 계시나요?” “에구, 사람 잘못 보셨네요. 저는 목사가 아닌데요. 왜 그렇게 생각했죠?” 그 청년은 잠시 머뭇거리더니만 “말씀하시는 것과 행동이 성직자 같았거든요!” 그 순간 어디선가 날아온 큰 돌에 머리를 맞은 듯 나는 잠시 말을 잊었다. 그리고 그 청년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니 그냥 웃자고 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았다. 맑고 깨끗한 웃음을 띠고 있는 청년을 바라보는 그 짧은 순간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올랐다 사라지곤 했다.
 
자신을 정화하려는 마음으로 아무런 조건 없이 친절을 베푼 그는 나를 되돌아보게 했다. 겉모습만 거룩한 척하면서 실상 내면은 ‘탐욕과 방종으로 가득 차 있는’ 나에 비하면 작은 선행이라도 베풀면서 살아가면 평소 좋은 일을 못한 것에 대한 갚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참으로 깨끗한 잔을 지닌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날 자신의 내면을 먼저 깨끗하게 만들려는 청년은 겉만 번지러한 내 잔을 조용히 닦아주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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