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영혼의 다이어트와 좁은문
작성자김학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7-08-28 조회수879 추천수5 반대(0) 신고
요즈음 한국 뉴스를 보면 학력을 위조했다는 기사가 거의 매일 실리고 있습니다.
미술계에서 능력 있다는 여자 교수를 비롯해서
영어 교육방송의 인기 있는 진행자, 연극인 만화가,건축가 영화배우와 탈렌트 개그맨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학력위조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한국 사회는 능력보다는
학력과 겉치레에 더 많은 무게를 두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문제가 된 진행자가 진행하는
영어 교육 방송을을 몇번 들어본 적이 있는데
재미도 있고 매끄럽게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솜씨가 도드라졌습니다.
한국의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외국에서 잠시 영어연수를 받은 게 학력의 전부라는 그 여자 진행자는
그 자리에 안성맞춤이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굳이 대학원까지 나오지 않더라도 능력이 있고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자리였지요.
 인기도 많아서 애청자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그런 위치에 이르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땀을 흘렸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답답하고 가슴이 아파집니다
언론에 학력 위조로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다 그 분야에서는 인정받고 있는 분들이라 답답함만 더하네요.
학력을 비롯해 성형수술한 얼굴에 이르기까지
자기의 진정한 모습과 능력보다는 밖으로 드러나보이는 모습만을 강조하고
 또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는한 이런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겁니다
사실 제 대학 은사님 중에도 전문학교만 나오셨지만
우리나라 문학평론의 원로 중 한 분으로 존경받는 교수님이 계셨습니다.
강의도 명강의였을 뿐 아니라 그분의 저서를 읽으면서
 지적인 감각에 감탄과 놀라움으로 가슴 떨리던 기억도 있습니다.
학력과는 별개로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당당하게
우리 한국 근대문학사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그 교수님을 생각하면서
한국사회도 개인의 능력과 고유한 아름다움으로 평가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품어봅니다.,
 
 
 
 
이솝의 우화 중에 ‘여우와 포도’이야기가 있습니다.
 너무 유명한 이야기라 몇 번씩 들으신 분도 계실 거예요.
며칠 동안 먹지 못해서 허기진 여우 한 마리가  .
울타리 안의 탐스럽게 익은 포도 송이들을 발견합니다
그 동안 너무 먹지 못해서 배가 홀쭉해진 여우는
 철조망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여우는 실컷 배불리 먹고 난 뒤에 철조망 울타리를 빠져 나오려고 했지만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배가 너무 불렀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봐도 불가능했습니다
결국은 또다시 며칠 굶어서 들어갈 때와 똑 같은 상태가 된 다음에야
겨우 빠져 나올 수 있었다는 이야깁니다.
루카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는 구원의 좁은문으로 들어가라고 하십니다. 좁은문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여우처럼 영혼의 다이어트가 필요할 것 같아요,
 
어떤 부부가 처음 결혼해서 등불을 하나 샀다고 해요.
스위치를 올리면 ‘I love you!”라는
분홍빛 글씨가 나타나는 아름다운 등이었고
 등불은 부부의 침실을 밝게 비추어 주었지요.
두 부부는 열싱하고 성실하게 일한 덕분에 돈을 잘 벌게 되었고
 방안의 가구며 살림 살이도 점점 늘어나게 되었지뭐예요.
그러니 늘어가는 세간살이는 그 등불마저 가려서 방은 점점 어두워질 밖에요.
등불의 I love you 라는 글씨가 잘 보이질 않는 것처럼
부부의 사랑도 점점 희미해졌습니다.
그런데 늘어난 살림살이와 물건들로 방이 너무 좁아져
더 큰 집으로 이사를 하기 위해 짐을 싸던 중 남편이
어두운 실내에서 잠깐 실수로 머리를 가구에 부딛쳐 다쳤습니다.
그제서야 그 부부는 깨달았습니다.
너무 많은 물건들이 사랑의 불빛을 가렸다는 걸 말이지요.
인간과 인간, 그리고 하느님 사랑의 불빛으로부터 우리를 멀어지게 하는 건 무엇인가?하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말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선
 영혼의 다이어트가 필요한 것 같아요.
우리 영혼에 필요 없이 해가되는 비만을 줄여야 할 것 같은데 그것이 쉽질 않네요.
저 같으면 남에게 인정 받고 싶어하고
 남보다 조금 잘하는 것이 있으면 그걸 과시하고 교만한 마음이 드는 영혼의 군살이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하고 남들이 알아주고 칭찬해주지 않으면
괜히 섭섭하고 풀이 죽습니다,
우리 업소를 찾는 손님들에게도
일부러 제가 더 신경 쓰고 잘한 것에 대해서는 필요 이상으로
너스레를 떨면서 칭찬과 인정하는 말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합니다.
한 마디로 겸손하지 못한 거죠.
예수님께서는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고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습니다.
그리고 미사성제 때 저희 가톨릭의 핵심인 쪼개진 빵의 모습으로 인간을 찾아주십니다.
하느님인 예수님께서 가장 작고 낮은 모습으로 저희를 찾아오십니다.
가진 것을 나누며 버림 받은 이웃들을 돌보는 나눔과 봉사를 통해
우리도 영혼의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학력 위조나 코를 높이고 가슴을 크게 만들어
자신보다 더 크게 겉치레를 하는 일은
오히려 영혼의 비만을 초래하게 될 것 같은데 어떠세요?
 
 
구원의 문이 아무리 좁아도 내가 작아지면 문은 크고 넓기만 할 겁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