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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심의 빈자리" --- 2007.9.1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01 조회수518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9.1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1테살4,9-11 마태25,14-30

                                                        
 
 
 
"중심의 빈자리"
 


“빈 수레가 요란하다.”라는 속담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얕으면 시끄럽고, 깊으면 고요합니다.
 
오늘 1독서 중 ‘조용히 살도록 힘쓰며.’ 읽는 순간,
어제 나눈 ‘빈자리’의 영성이 생각났습니다.
빈자리의 영성이 깊고 좋아 다시 나눕니다.
 
전 도미니꼬회 수도회 총장
티모시 릿클리프 신부님의 통찰에 기초한 것입니다.

“겸손은 하느님을 위하여 빈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들 중심의 텅 빈 그 자리야말로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곳이다.
  모든 공동체 회원들은 공동체의 중심에
  하느님을 위한 이런 빈자리를 마련하고 지켜내야 한다.
  이 중심의 빈자리 아무 것도 없이 텅 비어 있고
  그 빈자리는 하느님의 영광으로만 채워져야 한다.
  이런 공동체에서 그 누구도 중심 자리에 있지 않다.”

라는 요지의 말씀이었습니다.
 
이 단순하고 텅 빈 성당,
바로 공동체 중심의 텅 빈 자리를 상징합니다.
 
이런 가시적 텅 빈 자리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공동체 중심의 불가시적 텅 빈자리를,
내 마음 중심의 빈자리를 마련하는 것,
영성생활 심화를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이래서 텅 빈자리 마련을 위해 침묵과 고독을 권하는 것입니다.

언젠가 들은 어느 모임에 관한 일화도 생각납니다.
 
그 모임은 함께 회의할 때,
식사할 때 항상 중심의 자리를 비워 빈 의자로 놔둔다합니다.
 
하여 회원들은 모임 시 그 빈 의자를 보면서
모임의 중심인 그리스도의 현존을 의식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텅 빈 빈자리 의식에서
다음 바오로의 권고를 잘 실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용히 살도록 힘쓰며 자기 일에 전념하고 자기 손으로 제 일을 하십시오.”

빈자리 의식이 투철할 때,
남의 자리를 탐내지 않고 제자리 일을 조용히 충실히 할 수 있습니다.
 
빈자리 의식에서 환히 드러나는 나의 정체성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더도 덜도 아닌 나 본연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하여 한 탈렌트 받았다하여
두 탈렌트, 다섯 탈렌트 받은 자와 비교로
부러워하거나 질투하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합니다.

오늘 복음의 다섯 탈렌트, 두 탈렌트 받은 자들,
빈자리 의식에 투철하여
그가 받은 능력에 충실하여 주인의 칭찬과 상을 받습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반대로 빈자리의 하느님 현존 의식 전무했던 한 탈렌트 받은 자,
악하고 게으른 종으로 지탄받습니다.

“저는 주인님께서 모진 분이시어서...
  두려운 나머지 물러가서 주인님의 탈렌트를 땅에 숨겨 두었습니다.
  보십시오, 주인님의 것을 도로 받으십시오.”

주인으로 상징되는 주님께 너무나 무지했던 1탈렌트 받은 자,
내면의 빈자리에 ‘사랑의 주님’이 아니라
‘두려움의 주님’이 가득 차 있었던 것이지요.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공동체 중심의 빈자리를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자
우리 마음 중심의 빈자리에 주님을 모셔 들이는 복된 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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