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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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제 司祭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02 조회수635 추천수6 반대(0) 신고
 
 
 
 

<사제 司祭> ... 윤경재



장마에 젖은 어깨를 구겨 넣고

끈적끈적한 더위가 휘 감겨

서로 떨어져 봤으면 할 때쯤

산허리는 먼저 가을을 내 놓는다


빽빽하게 차오른 그늘에 놀라

발바닥까지 

햇살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연다

살집을 덜어 낸다


바라만 봐도 설레는 울긋불긋한 가을은

스스로 썩고자 벌레를 받아들여서 생긴 거란다

자기를 변모시키는 중 이란다

산산이 부수어지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와서 보라고 초대한다


그 안에 들어가면 숨통이 트인다

초록동색에 물린 벗들에게

새 노래 부를 여유를 준다


가을은, 가을은 몸소 아파하며

병든 만심慢心을 고치는 의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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