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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 3일 월요일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 - 양승국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02 조회수715 추천수11 반대(0) 신고
 

9월 3일 월요일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 -루카 4장 16-30절

 



 

 

“그들은 예수님을 그 벼랑까지 끌고 가 거기에서 떨어뜨리려고 하였다.”


<마음으로 듣기>


   여행 중에 ‘경청’(조신영, 박현찬 공저, 위즈덤 하우스)이란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어찌나 마음이 찔리던지 혼났습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제게 꼭 필요한 내용들이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달변이 아니라 경청에 있습니다. 경청은 삶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바꿔줍니다.”


   “귀 기울여 들으면(以聽)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得心) 있습니다.”


   “서로에게 귀 기울이는 것은 모두를 살리는 창조적 공존의 길입니다.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면 함께 살 수 있습니다. 성공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다른 사람도 성공시킨 사람이고, 성공하는 조직은 다른 조직을 살리는 조직입니다. 그러한 성공은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는 데서 시작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다가가 이야기를 성실하게 들어주는 것은 그 자체가 존중이고 사랑입니다.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자기 말을 들어주고 자기를 존중해주며, 이해해주는 것입니다.”


   “눈앞에서 어떤 사람이 내게 애기할 때, 그 사람이 소리 내어 말하는 것, 그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마음의 소리’인데 그걸 듣기는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마치 꽃의 소리를 듣는 것이 어렵듯, 구름의 소리를 듣는 것이 어렵듯, 사람과의 대화에서도 그 사람 깊은 곳에 있는 진짜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청중들은 예수님 말씀을 듣기는 했지만, 그저 귀로만 들었습니다. 말  마디 그 자체에만 집중했습니다. 자기 입장에서 해석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예수님 말씀의 진의(眞意)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비수 같은 예수님의 말씀에 분개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이 찔리다보니 벼락같이 화를 냈습니다. 분에 못이긴 나머지 예수님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갔습니다.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뜨리고자 했습니다. 한 마디로 예수님을 살해하려고 한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마음으로 들으려는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그로 인해 ‘메시아 거부’란 일생일대 가장 큰 실수를 범했고, 역사 안에 가장 큰 오점을 남기게 된 것입니다.


   경청이 미덕이란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실행에 옮기기란 너무도 힘듭니다. 진지하고 성의 있게 남의 말을 들어주는 그 자체가 사랑이고 큰 미덕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마음의 귀가 열린다는 것, 참으로 큰 축복입니다. 영혼의 귀가 열린다는 것, 참으로 큰 은총입니다.


   영혼의 귀, 마음의 귀가 열리기 위해 꼭 필요한 예비 작업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자기 비움’이며 ‘내려놓음’입니다.


   하루가 지나가고 밤이 찾아오면 나를 힘겹게 했던 그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새로운 아침이 밝아오면 새로운 마음의 눈으로 그를 바라봐야 합니다.


   지속적인 자기 비움과 내려놓기 작업을 통해 언젠가 우리는 그리도 갖고 싶었던 ‘혜안’(慧眼)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요원하게만 느껴졌던 ‘깨달음’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212번 / 너그러이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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