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 길"
연 달아 내리는 비에 들꽃이 젖는다
나 몰래 시드는 것은 아닐테지
서늘한 바람이 불면
들꽃은 떤다
피기도 전에 져버리지는 않겠지
눈 깜박 할 사이 계절이 겹친다
숨 가쁜 소나기 지나면
꽃은
나 볼까 숨는다
풀 숲이 쓰러져도 꽃은 나 모르는 어딘가에서 필거야
어쩌면
영영 피지 않을지도 모르지
시든 가지에서는
꽃도 향기도 내지 못하잖아
그럼에도
나는 어느새 빗소리 숨기는 들길 서성인다
여린 풀 숲 이슬이 꽃처럼 영글면
임의 눈에
내가 꽃이 될런지! . . .
아 !
모르겠다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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