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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시작은 . . . . . [들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12 조회수617 추천수10 반대(0) 신고
 
 
 
 
 
 
 
    밤을 새우며 기도하셨다.
    얼마나 중요한 일이었으면 그랬을까 싶다.

    그리고 나는 얼마나 자주 성전에 나와 기도를 드렸던가 생각해본다.
    그분은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셨다고 하는데,
    모세가 시나이 산으로 올라가 십계명을 받는 장면이 연상된다.

    모세는 거기서 하느님과 계약을 맺어
    비로소 하느님은 이스라엘의 하느님이 되고,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백성이 되는 관계를 맺었다.

    예수님도 그런 마음으로 비로소 당신의 새 백성을 구성하기 위해
    산으로 가시어 장고의 기도를 드리셨다.
    기도의 내용이 무엇이길래...
    그리도 오랫동안 할 수 있을까 싶다. 

    그런데 그분이 핵심 제자들로 부른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그리도 오랫동안 기도하실만 했다는 생각이 든다.

    대단한 학식과 재능이 있고 재력과 인품과 덕망이 있고
    총기가 넘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중에는 죄인 취급받는 사람도 있었다. 

    명문대 출신, 의사, 변호사, 교수, 재벌들이 아닌
    정말로 힘도 빽도 없는 사람들로
    당신 제자들을 구성하신 것을 보니,
    기도가 절로 나올 법도 하단 생각이 들었다.

    예수님은 충분한 가운데 당신 사업을 시작하신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나 부족한 사람들로 당신 백성의 중심을 세우셨다.

    최소한의 것으로 시작하면서 너무나 위대한 일을 하시는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어쨌든 이 부족한 제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떠올리며
    예수님은 아버지 하느님께 간절한 기도를 바쳤을 것이다.
    그리고 또 다짐하셨을 것이다.

    부족한 가운데에서 시작하는 당신을 도와달라고.
    계란으로 바위치는 것 같은 현실 앞에서
    오직 바랄 수 있는 것은 아버지 하느님의 섭리밖에 없었을 것이다.

    묵은 술이 좋다고 하며
    새 술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
    강도에게 죽도록 맞고 쓰러진 사람을 보고도
    몸이 불결해진다고 피해가는 사제들, 

    단식과 기도,
    안식일 법은 지키지만
    이웃에게 선행하고 자비를 베풀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의
    위선을 벗기는 일은 정의로운 일이지만,
    결코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
    예수님으로 하여금 그렇게 오랫동안 기도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우리도 충분한 조건이 마련될 때까지 기다리다가는 
    한 번도 바른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수님도 모든 것이 갖추어진 상태에서 시작하신 것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기에
    부족한 가운데서도 아버지께서 맡기신 일을 시작하셨다.
    그것은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것이었다.

   “누가 네 형제요 자매며 어머니냐?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은,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는 것이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모범을 따르는 것이다. 

    정의니 진실이니 할 필요없이 그분이 사신 대로 사는 것이다.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에 오르신 그분처럼
    우리도 같은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을 올라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데
    아직...
    이런 상태로는...
    부족한데 ...
    하는 핑계를 대지 못하는 것이,

    예수님도 부족하고 결핍된 가운데에서 시작하셨기 때문이다.
    해야 할 일, 바른 일은
    조건이 갖추어지길 기다렸다가 하는 일이 아니다. 

    모든 조건이 충분히 갖추어지는 때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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