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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성을 따라]자식 잃은 엄마의 아픔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13 조회수867 추천수6 반대(0) 신고

 

 

자식 잃은 엄마의 아픔

  

 

하느님께 두었던 나의 절대적인 믿음은 사라졌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늘 하느님께서 계시다고 굳게 믿으며 살아왔지만, 비탄에 싸인 지금은 그런 확신을 가질 수가 없었다.

  

 "하느님은 아무 데도 없어." "세상은 그저 공허와 혼돈만이 가득할 뿐 아무 희망도 없는 곳일지 몰라." 이런 생각이 자꾸만 고개를 들었다.

  

하느님이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품는 한편으로,나는 하느님을 향해 화를내고 욕을 퍼부었다.어떤 때는 내 삶에서 나가 달라고,앞에 있는 사람에게 하듯 그분을 향해 소리를 질러댔다.

  

나에게 그런 고통을 주는 하느님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가 있단 말인가? 무엇 때문에 사랑하는 자식을 주어놓고는 그렇게 금방 도로 빼앗아간단 말인가?

  

사람들은 어떻게든 나를 도우려고 애썼지만 나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다.갈기갈기 찢긴 상처를 대충 꿰매어 끌어안고 그저 목숨이나 부지하면서 더 많은 고통과 상실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딸아이를 바라볼 때면 그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없을 것만 같은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뱃속에 든 아기로 말하자면, 나와 남편이 그토록 기다리던 소중한 새 생명이었지만 지금은 나를 두려움으로 몰아넣을 뿐이었다.

  

약을 먹고 아기와 함께 영원히 잠들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간호사였던 나에게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나를 주저하게 만드는 게 딱 하나 있었다. 만약에 하느님이 정말로 계셔서 내가 지옥에 가게 된다면 다시는 내 아들을 볼 수 없을 것이었다. 마침내 나는 하느님에게 최후통첩을 했다.

  

 "저에게 당신 모습을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보여 주세요." 나에게 직접 보여 주는 표징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소용없다고 나는 온 마음으로 처절하게 부르짖었지만 실은 너무나 괴로운 나머지 아무런 응답도 기대하지 않았다.


살레시오 수녀회 (FMA) 생활성가 

'그 푸른 기쁨 - The present to the young' 네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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