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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 17일 연중 제24주간 월요일 - 양승국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16 조회수838 추천수18 반대(0) 신고
 

9월 17일 연중 제24주간 월요일-루가 7장 1-10절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인생을 활짝 꽃피어나게 하는 칭찬의 말 한마디>


   소규모 복지시설 아이들과 생활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공부와 담을 쌓고 살아온 아이들이다보니 대체로 공부에 취미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의 성적표를 들여다볼 때 마다 큰마음을 먹고 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야지. 이건 너무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습니다.


   어떤 한 아이는 제 성씨가 ‘양가’여서 그런지 늘 ‘양가, 양가’로만 받아오더군요. 또 다른 한 아이 성적표를 받아보니 더 기가 막혔습니다. 아이가 받아온 성적표에는 친절하게도 전교 석차까지 다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600명인 전교생 가운데 꼴찌에서 세 번째인 598등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당시 중간고사에서 1명은 몸이 아파서 시험을 제대로 치루지 않았고, 또 다른 1명은 가출 중이었기에, 실제로는 저희 아이가 꼴찌였으리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렇게 칭찬과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야, 우리 ○○, 이번에는 뒤에 두 명이나 생겼네. 잘 했다. 다음에는 뒤에 좀 더 생기도록 노력해보자.”


   이모한테 이미 많이 혼났었고, 저한테도 단단히 혼 날걸로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칭찬을 들은 아이는 신이 났습니다. 싱글벙글하며 “예! 앞으로 더 많이 생기도록 할게요!”하고 크게 대답했습니다.


   오늘 저녁때의 일입니다. 공부나 다른 것에는 별 취미나 관심이 없는 아이가 한 명 있는 데, 오직 축구시합 때만 눈빛이 완전히 살아나는 아이였습니다.


   아이가 뛰는 포지션에 왼쪽 수비라인인데. 정확하지는 않지만 꽤 터프하게, 그리고 곧잘 상대 공격수들을 막아내곤 했습니다.


   오늘 저녁 축구시합 때도 얼마나 열심히 공을 차는지, 그리고 효과적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해내는지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나 기특해서 시합이 끝나고 제가 그랬습니다.


   “야, 우리 ○○,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비수인 이영표 선수 저리 가라인데! 오늘 정말 대단했어!”


   아이는 제 칭찬의 말 한마디에 너무나 행복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입이 찢어져 귀까지 올라갈 정도였습니다.


   돈보스코의 예방교육 방법 안에 아주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교육방법이 칭찬과 격려입니다. 돈보스코는 교사들에게 자주 이렇게 강조하셨습니다.


   “선생님들이 담당한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상품을 가르쳐드릴까요?”


   “값나가는 선물도 아이들이 좋아하겠지요. 맛있는 케이크도 좋아할 것입니다. 그러나 더 좋은 상품이 있습니다. 바로 칭찬입니다. 모범적인 아이가 있으면 가끔 이렇게 이야기해보십시오. ‘나는 네가 아주 만족스럽다. 네가 얼마나 모범적인 학생인지 부모님께 말씀드리겠다.’ 이런 칭찬의 말은 아이들에게 얼마나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는지 잘 보게 될 것입니다.”


   칭찬이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나올 때 그 칭찬은 상대방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 될 것입니다.


   칭찬은 받는 아이의 마음을 넓혀주고, 마음속에서 새로운 불꽃이 솟아오르게 하며, 열정과 기쁨의 풍토를 마련해줍니다.


   아이들 어른들 할 것 없이 다들 칭찬을 좋아합니다. 그 누군가가 자신을 칭찬해주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기울인 노력과 작은 성공을 알아주기를 원합니다. 칭찬은 사람들의 인생을 활짝 꽃피어나게 해주는 아주 좋은 도구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백인대장에게 칭찬이란 도구를 사용하십니다. 백인대장은 가파르나움에 살고 있던 로마 주둔군의 지휘관으로 추정됩니다. 이 백인대장은 가파르나움에 유다인 회당을 건립하는데 도움을 줄 정도로 유다인들에게 큰 호의를 베풀었습니다.


   이미 예수님을 메시아로 받아들인 백인대장이었습니다. 백인대장은 예수님께서 세상만사의 주관자이시며, 이 세상 모든 병고나 죽음마저도 다스리시는 전지전능하신 분이라는 사실을 잘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백인대장은 이미 훌륭한 신앙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참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또한 백인대장의 인간성이나 성품은 얼마나 탁월했는지 모릅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아주 착한 마음씨의 소유자였습니다. 자신의 부모나 가족, 친지가 아니라 자신의 종의 병을 치유시켜달라고 간절히 예수님께 청하는 백인대장입니다.


   사실 하인의 병, 그냥 안됐군, 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백인대장은 자기 휘하에 있는 부하나 종에 대한 배려가 극진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백인대장은 대단한 겸손의 소유자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의 집에 오신다는 것을 무척이나 송구스럽게 생각했기에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 수고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또한 백인대장은 탁월한 믿음의 소유자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메시아임을, 그리고 전지전능하심을 잘 파악하고 있었기에 이렇게 말합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하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낫겠습니다.”


   이런 백인대장의 제반 상황을 잘 파악하고 계셨던 예수님께서는 A급 칭찬을 통해 그가 인간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신앙 안에서도 한 단계 더 성숙하도록 촉구하고 계십니다.


   “잘 들어두어라. 나는 이런 믿음을 이스라엘 사람에게서도 본 일이 없다.”

 

   예수님으로부터 이런 A급 칭찬을 받은 백인대장의 신앙과 삶은 더욱 비약적인 성정을 거듭했으리라 확신합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480번 / 믿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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