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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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의 마지막 의무는 ?(나영훈 안토니오 신부님 )
작성자오상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17 조회수608 추천수5 반대(0) 신고
   9월 17일(장례미사) : 우리의 마지막 의무는?
 
  간밤에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지긋지긋한 비가 이제 그친 줄 알았는데 갑작스럽게 태풍이 

또 다시 우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갑자기 불어오는 태풍처럼 그렇게, 예고 없이 다가오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죽음”입니다.



이런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햇빛 때문에 그림자가 생긴다.

  언덕 때문에 골짜기가 생긴다.

  사랑 때문에 미움이 생긴다.

  욕심 때문에 근심이 생긴다.


  
“때문에”라는 제목의 짧은 시입니다.

오늘 이 시에 하나의 문장을 더 붙여 본다면 “삶 때문에 죽음이 생긴다”일 것입니다.



시편 90편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정녕 천 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야경의 한 때와도 같습니다.

 
  당신께서 그들을 쓸어 내시면

  그들은 아침 잠과도 같고

  사라져 가는 풀과도 같습니다.


  아침에 돋아났다 사라져 갑니다.

  저녁에 시들어 말라 버립니다.



우리 인생은 이른 새벽 꽃잎에 영그는 이슬처럼 그렇게 왔다가 그렇게 사라집니다. 

우리 인생은 하느님의 시간으로 볼 때는 천년도 하루와 같은 시간이고, 

불교에서 볼 때 찰나와도 같은 그런 짧은 순간입니다.


이렇게 왔다가 이렇게 허망하게 가는 인생 앞에서 그 어느 것도 붙들고 살 수 없습니다.

모든 것들은 지나가고 사려져갑니다.

우리는 무엇을 희망하고 살아야 합니까?


그러나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사라지지 않는 분이 계셨습니다.

죽으셨지만 죽지 않고 살아나신 분이 한 분 계셨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은 짧은 이 세상의 삶을 살아가셨지만 지금도 영원의 시간을 살고 계시며,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그분은 이 세상에서 극도의 고통을 당하시며 십자가에서 비참하게 돌아가셨지만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다시 부활하셨습니다.

그래서 모든 고통 받는 이들의 희망이 되셨습니다.


죽음은 인간이 당할 수 있는 마지막 고통이고, 절대적인 고통입니다.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이 죽음을 이기신 분,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으면 

우리는 죽어도 살 수 있는 희망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오늘 우리 할머니의 장례미사를 통해 우리는 이것을 알아들어야 합니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우리는 매일 준비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 구원을 받아야 합니다.


1티모 2,4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깨닫기를 원하십니다.”

장례미사를 드리고 있는 우리 모두는 그 누구라도 구원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평화를 우리 모두 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할머니는 이 세상을 떠나셨지만, 가톨릭교회는 성인 통공의 교리를 믿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하느님을 믿고 사는 사람, 

그리고 천상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의 

공은 서로 통한다는 교리입니다.


우리가 할머니를 위해 드리는 이 미사가, 

우리가 할머니를 기억하며 드리는 기도와 희생이 할머니에게 공로가 된다는 것입니다.


할머니께서 하느님 나라에서 하느님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흠도 티도 없이 깨끗이 정화되어야 합니다. 

그 정화의 시기를 줄여주는 것이 바로 우리의 공로입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가 마지막으로 해야 하는 의무는

우리 모두가 회개하여, 하느님을 믿는 사랑의 삶을 살아가며

할머니를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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