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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하느님의 시계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18 조회수704 추천수8 반대(0) 신고
첫아이를 출산한지 어느덧 7개월이 되어 갑니다.
내가 엄마가 된다는 것은, 상상도 안해보았는데 말입니다.
임신소식에 들뜬 마음으로 행복해 하던것도 잠시,
끔찍한 입덧에 엉엉 울다 잠들기 일쑤였고,
아침에 일어나면 눈을 뜨기 전에 구역질 먼저 시작되던 공포의 시간이었습니다.
남들은 두어달 그러다 끝난다는데,
저는 임신 7개월쯤 접어들자 살만 했던것 같습니다.
하루 24시간 극심한 배멀미 상태로 기약없이 몇달을 버티는 일이란,
생각보다 훨신더 고통스럽습니다.
입덧이 끝나고 좀 견딜만 해지니, 몸이 무거워지고,
치골통 이라는 것이 찾아 왔습니다.
전에는 몰랐습니다. 왜 임산부들이 어그적 거리며 배낼밀며 걷는지요...
한걸음 한걸음 떼는게 얼마나 아프고 힘들던지, 저도 그와 같았습니다.
출산의 시간이 다가오자, 몸도 몸이지만, 무섭고 두려운 마음에,
도망이라도 가고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주변에 출산해본 사람이라고는, 친정 엄마 밖에없으니,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그렇게... 진통을 맞이 해야만 했습니다.
 
진통이 시작되고 출산까지 꼬박 4박5일이 걸렸습니다.
아기가 자세를 잘못 잡아서 진통만 있지 도통 내려오질 않는다는데,
저는 4박5일을 뜬눈으로 지세울수 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었습니다.
견디다 견디다 못해, 죽고 싶었습니다.
산고의 고통은 상상했던것 보다도 더 상상할수 없을만큼의 경지였습니다.
온몸이 산산히 부서지는 듯한 고통... 부들부들 떨리는 이 육신을 내 스스로 포기 하고싶었습니다.
수천번... 수만번... 나의 하느님을 불렀습니다.
견뎌낼수 있게 도와 달라고... 살려달라고... 고요함 속에 속삭이고 또 속삭였습니다.
하느님의 잔혹한 침묵... 또 침묵...
아... 내가 그토록 사랑하던 하느님도 나를 버리셨구나...
성자께서 성부께 부르짖으신 그 심정을 조금 알것 같았습니다.
육신의 고통만큼이나 외롭고 끔찍했던 하느님의 침묵속에...
당신께서 나를 버리셨나이까...
내가 부를때마다 '나 여기있다' 대답하시던 당신은 어디에서 무얼하고 계시나이까...
하느님도 나를 버리셨구나... 절망하는 그 순간...
'하느님의 은총' ... 하느님의 아들... 그리고 골룸바의 아들... 우리 하은이가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길고 긴 침묵을 깨고 내 삶의 가장 큰 은총과 축복으로 대답해 주셨던 것 입니다. @^^@
 
저희 남편 요셉말에 의하면, 하은이가 태어나는 순간 하은이와 저의 몸에서 빛이 났고,
하은이를 중심으로 세상이 빙글빙글 돌았다고 합니다.
남들은 아무도 믿지 않지만, 저는 그말을 믿고 또 믿습니다.
하느님께서 제게 주신 최고의 선물을 그냥 주셨을리 없음을 나는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죽은 과부의 외아들을 살려 주십니다. 루가 7:11~17
주님께서는 죽은 이 젊은이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그의 모든 일생을 다 보셨을 것 입니다.
과연 그 아들은 제 어미에게 얼마만큼 소중하고 커다란 존재인지 말입니다.
제가 하은이를 낳듯 그 과부도 아들을 낳았을 것이고,
제 살과 뼈를 깎아 내어 주듯, 그렇게 홀로 길러 냈을 것 입니다.
혼자의 몸으로 자식을 기르는 일은 말하지 않아도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갑니다.
게다가 시대적으로 그때 당시 사람들의 잔혹한 무시 속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그래도 그 어미는 아들 보는 낙에 하루하루 행복했을 것 입니다.
그런 그가 그토록 소중한 아들을 잃은 슬픔은... 하늘이 열두번도 더 내려 앉는 고통이었을 것 입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예수님꼐서는 헤아려 주십니다.
말로서 위로가 아니라, 죽은 아들을 살려 일으켜 세워 놓으십니다.
과연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은 그 끝이 없으십니다...
 
극심한 고통속에 당신을 애타게 찾던 저의 기도를 듣고 계셧듯,
과부의 부르짖음과 그 깊은 한탄의 숨소리를 이미 듣고 계셨던 것입니다.
마침내 저에게 가장 큰 축복으로 대답하셨듯,
과부의 아들을 살려 주셨던 것 입니다.
두말하면 잔소리, 멋쟁이 예수님, 친절한 우리 예수님 이십니다 @^^@
 
우리는 가끔 불러도 대답 없으신 무심한 새침떼기 하느님께 상당한 실망을 하기도 합니다.
마더데레사 수녀님께서도 그러셨다지요...
50년동안 신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품으셨다고 합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신의 존재에 대한 확신이 없었네, 어쨌네... 살짝쿵 무식스런 말로 소설을 쓰기도 했던 모양인데,
저는 압니다. 아무리 불러도 대답 없으신 하느님께 그 답을 기다리고 계신중이시라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시간을 보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하느님께는 하느님의 시계가 따로 있습니다.
이따금씩 두 시계의 시간이 마주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하느님의 시간과 우리의 시간이 다르게 돌아 가고 있다는 것 입니다.
아마도 우리는 우리의 시간이 더 정확하다고 우겨 대기 일쑤일 것 입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알수 있을 것 입니다.
진정 우리를 위해 돌아가고 있는 정확한 시간은 하느님의 시간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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