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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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헛바람을 뺍시다! / 조인영 신부님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18 조회수968 추천수14 반대(0) 신고


“헛바람이 들어서 그래요!”

어제 사람들과 나눈 대화 중에 내가 한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표준말이 아니다. (뜨끔!) 어설프게 알고 혹은 배우고 나서 모든 것을 다 알아챈 양, 함부로 이야기 하는 풍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것이다.
 
체험은 그것을 내면화해서 그 체험이 향기가 되어 은은하게 풍겨나가야 하는 것이 아름답겠지만, 현실에서 벌어지는 것은 많이 다른 것 같다.

영신수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묵상이나 관상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사람들 사이에서 호기심을 부추기는 것들을 많이 본다. 그리고 “나는 8일 피정을 해봤네” 혹은 “30일 피정을 해봤네”라고 하면서 마치 무슨 코스를 듣고 온 것 마냥 자랑 삼아 이야기하는 것들을 심심치 않게(!) 본다.
 
익지 않은 감을 먼 발치에서 보며 마치 그 감 맛이 이러네 저러네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러한 “헛바람 든” 태도를 보며 타박하는 교구 신부님들도 있다는 이야기는 적지 않게 듣고 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내 가슴을 친다. “예수회원들이 잘못 기도하고, 잘못 행동하고, 잘못 가르쳐서 그렇다”라고 말하며 말이다. 
 

영신수련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그리고 고상하게 책상다리하며 골방에 틀어박혀서 혼자만 낼름 낼름 맛보는 그러한 은밀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거센 파도와 같은 세상 속에서, 사람들 속에서 하느님을 찾고, 이웃들 속에서 살아계신 하느님과 역동적으로 관계를 맺고 사랑을 나누는 것이 바로 이냐시오가 말하는 진정한 “활동중의 관상”인 것이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깊게 기도하지 않은 채, 말이 앞서서 사람들 앞에서 조금 안다고 착각하며 ‘사기’를 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혹시나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나같이 ‘헛바람’이 든 사람들은 함께 “빨리 정신 차리자”고 권하고 싶다.
 
오히려 주어지는 은총들을 겸손 안에서 삶으로 살아가며 그 향기를 일상의 삶 속에서 뿜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 되게 해달라고 청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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