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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뜻과 첫 마음을 잃은 나 - 판관기3
작성자이광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18 조회수510 추천수4 반대(0) 신고

하느님의 뜻과 첫 마음을 잃은 나 - 판관기3

 <생명의 말씀>
 모세의 장인 호밥은 켄 사람이었는데, 그는 유다 자손들과 함께 종려나무 도시로부터 올라 와 아랏 남방에 있는 유다 사막에 이르러 아말렉족과 어울려 살았다. 유다 지파는 동기인 시므온 지파와 함께 진군하여 스밧에 자리잡고 사는 가나안족을 무찌르고 전멸시켰다. 그래서 그 도시의 이름을 호르마라 부르게 되었다. 그러나 유다 지파는 가자와 그 일대, 아스클론과 그 일대, 에크론과 그 일대는 차지하지 못하였다. 야훼께서 함께 하시어 유다 지파는 산악지대를 차지하였다. 그러나 평지에 자리잡은 사람들은 아직 몰아내지 못했는데, 그들에게 철병거가 있기 때문이었다. 모세의 지시대로 헤브론을 갈렙이 차지하였다. 갈렙은 거기에서 아낙의 세 아들을 몰아냈다. 베냐민 자손은 예루살렘에 자리잡은 여부스족을 몰아내지 못하였다. 그래서 여부스족이 베냐민 자손과 함께 이날까지 예루살렘에 사는 것이다 (판관기 1:16-21)

<묵상> 


  판관기 1장이 채 끝나지 않았는데  판관기 시대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얼마나 편의대로 하느님을 믿었는가를 나타내는 사건이 오늘의 말씀에 나옵니다. 강력한 지파인 유다지파가 미약한 시므온 지파와 잘 협력하여 예루살렘, 헤브론, 드빌 등 차지하기 힘든 요충지를 믿음으로 싸워 점령하였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야훼께서 유다 지파와 함께 하셨기 때문이고 또한 유다 지파도 그것을 잘 알고 믿음을 가지고 싸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다 지파는 평지에 사는 가나안 민족들은 쫓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들에게 철병거가 있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타당한 이유 같기는 하지만 철병거가 상대방에 있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유다 지파와 함께 하실 수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분명히 그 땅을 유다 지파의 손에 붙였다고 말씀하셨고, 이전의 많은 전쟁 가운데 함께 하시며 이기게 하셨기 때문에 유다 지파가 마음만 있었다면 정복이 불가능한 것은 결코 아니었던 것입니다.

 평지의 가나안 주민을 쫓아내지 못한 것은 유다 지파의 해이한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유다 지파는 웬만한 남방의 요충지를 차지하고 보니 이젠 굳이 피를 흘리면서까지 까다로운 상대인 철병거와 싸울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만 하면 살만하다 이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유다 지파의 태도- 즉 도전정신의 상실, 첫 마음의 실종은 단순히 유다라는 한 지파의 일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백성 전체에 모범을 보이라고 하느님께서 힘을 주시고 선봉에 세워주신 유다 지파가 그런 태도를 보이니 그 이후에 분배된 땅을 차지하기 위해 차례로 전쟁에 뛰어든 지파들도 웬만한 요충지를 차지하고 나면 '이만 하면 되었다.'라는 식으로 안락함에 젖어 들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이 처음에 명하신 말씀대로 그 땅의 사람들을 완전히 추출하는 일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모습은 있습니다. 하느님이 하시는 말씀을 듣고 실행하되 자신이 만족하는 분량까지만 하고 멈추는 일 - 하느님께 순종하는 삶 같지만 100% 따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코 순종이라고 할 수 없는 행위가 바로 그것입니다.

처음에는 순수하게 믿음으로 나아가지만 그러다가 어느 수준에 이르면 스스로 만족해하면서 하느님과 결코 동행할 수 없는 첫 마음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생각이나 행위들을 허용해 버립니다. 우리로 하여금 하느님 말씀은 듣되 마지막까지 순종하여 열매까지는 맺지 못하도록 하는 악마의 유혹입니다.

"좋다. 결심도 해라, 헌신도 해라, 네 삶을 봉헌하는 봉헌식도 많이 해라, 열심도 내라. 그러나 끝까지는 하지 마라. 어느 정도 만족스러우면 거기서 멈춰라"

공동체의 리더들이 이런 생각을 가질 때 그 악한 표양이 공동체 구성원 전체에 삽시간에 퍼져나가기에 공동체의 리더들-회장과 부회장들은 자신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항상 돌이켜 보아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갈렙만은 오히려 출애굽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의 전의를 상실케 만들었던 거인들이 살던 헤브론 땅을 차지하였습니다. 갈렙은 그의 신앙고백대로 거인들을 자신의 밥으로 여기고 싸워 이겼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거인을 밥처럼 여긴 믿음을 가진 갈렙을 하느님께서 이기게 해 주신 것입니다. 우리 시대에도 바로 이런 사람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다 잘해 왔지만 하느님이 처음 명하신 대로 끝까지 순종하지 않는 것은 잘못입니다. 치명적인 불순종인 것입니다. 우리가 그 첫 마음을 끝까지 가져가지 못하기 때문에 정작 차지해야 할 큰 것은 놓치고 내가 얻었다고 생각하는 정말 별 것 아닌 작은 것에 붙들려 있을 수 있습니다.

판관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느님이 주신 첫 마음을 잃은 사람들이 어떤 어리석음을 반복하며 살아가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기서는 그 시작을 보았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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