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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19 조회수935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07년 9월 19일 연중 제24주간 수요일
 
 
 
 ‘Look, he is a glutton and a drunkard,
a friend of tax collectors and sinners.’
But wisdom is vindicated by all her children.
(Lk.7.34-35)
 
제1독서 티모테오 1서 3,14-16
복음 루카 7,31-35
 
오늘의 독서와 복음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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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얼마 뒤에는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한가위가 다가옵니다. 그래서 길가의 상점에서는 한가위에 보낼 선물들이 ‘나를 선택해주세요.’라고 말하는 듯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사실 잘 고른 선물은 언제나 환영을 받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조건이 하나 있어요. 만약에 자신이 했던 선물에 대해서 어떤 보답을 기대해서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선물에 대해서 칭찬이나 어떤 보답을 기대하는 순간, 나의 순수한 마음이 사라지고 대신 상대방과의 계약이 설립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계약관계가 설립되는 순간, 이 안에는 또 하나의 분열과 함께 괴로움이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부모 자식 간에도 이러한 계약 때문에 괴로움을 겪게 되는 경우를 많이 목격합니다. 부모는 이러한 말을 많이 하시지요.

“이게 다 너 잘 되라고 한 일이야. 그러니 너 또한 내게 그렇게 해야 한다.”

부모는 이러한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대신 무한한 사랑을 베푸는 것이야말로 아이들을 진정으로 돕는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당시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즉, 좋은 소리가 아니라 나쁜 소리를 듣고 있었지요.

“보라, 저 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이다.”

사실 저는 ‘왜 예수님께서 가만히 계셨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놀라운 기적과 감동이 되는 말로써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전해 주셨는데, 이에 대한 대가가 겨우 당신에 대한 부정적인 말이었을 때 얼마나 실망했을까 싶었거든요. 따라서 당신의 놀라우신 힘으로써 그들을 멸한다면 그 어떤 사람도 예수님을 반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저의 생각대로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그 이유를 알겠습니다.

바로 인간적인 계약을 맺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하느님의 계약인 무한한 사랑을 주기 위해서 오늘도 우리의 악행을 보고도 꾹 참아 주십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이 큰 사랑을 직접 보여 주면서 우리의 귀에 이렇게 속삭이시는 것 같습니다.

“주어라. 시간과 재능, 그리고 가진 모든 것들을 아낌없이 주어라. 어떤 보상도 요구도 하지 말고 주어라. 이것이 기쁘고 편안하게 사는 비법이다.”

아낌없이 모든 것을 주신 주님이십니다. 그리고 당신을 따르는 우리 역시 이렇게 아낌없이 주어야 할 것을 명하십니다. 그래서 ‘지혜가 옳다는 것을 지혜의 모든 자녀가 드러내야 한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인간적으로는 큰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영원한 생명으로 주신다고 하십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손해 보는 장사 같지는 않지요?



선물할 때 어떤 보답이나 요구를 갖지 맙시다.




신뢰의 부재로 멸망한 고구려(최용범, '다시쓰는 간신열전' 중에서)
 
고구려가 나당연합군에 의해 멸망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수나 병력 110만에도 끄떡없고, 걸출한 당태종이 이끄는 100만 강군의 침략을 막아냈던 그 강력한 고구려가 왜 한순간에 망했을까? 70년에 걸친 격전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던 고구려였기에 그 패인이 더욱 궁금하다.

'정관의 치'를 이룬 태종은 죽는 자리에서도 고구려 정벌 중지와 향후에도 침략에 나서지 말 것을 유훈으로 남길 정도였다. 그런데 당태종을 이은 고종 대에 이르러 고구려는 망하고 말았다. 고종은 황후인 측천무후의 치마폭에 쌓인 유약한 인물이었다. 혹자는 연개소문의 강경한 외교정책 때문에 망했다고 한다. 그러나 연개소문은 당나라와의 평화적 관계를 맺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도대체 고구려가 망한 진짜 이유가 뭘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분 때문이었다. 연개소문이 죽은 뒤 권력을 분점한 그의 자식들, 남생, 남건, 남산 3형제의 내분이 그것이다. 장남인 남생이 막리지(총리)가 되어 지방의 여러 성을 순시할 때 수도 관리를 맡은 남건, 남산 형제에게 어떤 자가 이간질을 했다.

"남생이 두 아우가 자기를 핍박하는 걸 싫어해서 제거하려고 생각하고 있으니 먼저 계획하는 것만 못합니다."

두 형제는 이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남생에게도 이간질을 하는 자가 있었다.

"두 아우가 형이 권력을 빼앗을까 두려워하여, 형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고 합니다."

아우들과 달리 남생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말았다. 정탐꾼을 수도 평양에 보내 상황을 엿보게 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정탐꾼이 잡히고 말았다. 이에 보장왕은 남생을 소환했다. 겁에 질린 남생은 감히 왕 앞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자 동생 남건은 막리지가 된 뒤 군사를 내 왕명을 거역한 남생 토벌에 나섰다. 남생은 아들 헌성이 있는 국내성으로 도망간 뒤 헌성을 당나라에 들여보내 도움을 요청했다. 당나라는 남생과 헌성을 길잡이로 세워 고구려로 침략해 들어왔다. 권력 핵심부의 분열은 싸움의 승패를 일찌감치 갈랐다.

결국 고구려는 내부 분열 때문에 망한 것이다. 그리고 그 분열을 일으켰던 것은 형제 사이의 신뢰 부족이었다. 신뢰가 국가의 존망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였던 셈이다. 예나 지금이나 신뢰 그 이상의 자신을 찾기는 어려운 듯하다
 
 
 
To what shall I compare the people of this generation?
What are they like?
They are like children who sit
in the marketplace and call to one another,
We played the flute for you, but you did not dance.
We sang a dirge, but you did not weep.
(Lk.7.31-32)

 

Ernesto Cortazar - You Are My Dest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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