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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직은 희망이 있다 -판관기6
작성자이광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21 조회수525 추천수4 반대(0) 신고

아직은 희망이 있다 -판관기6

 <생명의 말씀>
 야훼의 천사가 길갈에서 보김으로 올라 가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너희를 에집트에서 이끌어 내었고, 너희 조상들에게 주겠다고 맹세한 땅으로 너희를 이렇게 이끌어 들였다. 나는 너희와 맺은 계약을 영원히 깨뜨리지 않으리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너희에게 이 땅 주민과 계약을 맺지 말고 그들의 제단을 헐어 버리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런데도 너희는 나의 명령을 듣지 않았다. 어찌 이럴 수 있느냐? 내가 다짐한다. 나는 그들을 너희 앞에서 몰아내지 않으리라. 그들은 너희를 잡는 그물이 되고 그들의 신은 너희를 옭아 매는 올무가 될 것이다." 이스라엘의 온 백성은 야훼의 천사가 하는 말을 듣고 일제히 목놓아 울었다. 그 곳을 보김이라 부르는데는 이런 사연이 있다. 거기에서 그들은 야훼께 제사를 드렸다. (판관기 2:1-5)

<말씀의 길잡이와 실천>

이스라엘 백성들의 아전인수적 자기만족 행위가 계속되자 하느님의 천사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의 행실과 태도를 준엄하게 꾸짖습니다. 하느님의 천사는 하느님이 노예 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베풀어 주신 놀라운 일과 그 일로 인해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에 맺은 약속을 정확하게 지적하며 이스라엘 백성들이 첫 마음을 잃고 엉뚱한 곳으로 가고 있음을 알려 줍니다.

천사는 새 땅을 점령하면 그 땅을 사람들과 계약을 맺거나 타협하지 말고 모두 내쫓으라고 명하신 하느님의 본래 명령을 백성들에게 되살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백성들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명확히 알려 주었습니다.

'너희가 지금의 편함을 위해서 하느님 명령을 어기며 너희 곁에 종으로 남겨둔 가나안 사람들이 나중에는 너희의 상전이 되어 너희를 옭아매는 족쇄가 될 것이다.'라는 것이 그 내용의 핵심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나 우리나 모두 마찬가지로 현실적 유익을 먼저 보고 그것을 쫓아 다니는 삶을 살기 쉽습니다. 돈, 사회적 지위나 명예, 좋은 조건의 배우자 기타 등등의 것들이 하느님의 가치보다 우선시되는 우리 삶의 현실적 유익인 경우가 많습니다.

당장 이것을 가지고 누린다면 내게 좋을 것 같아서 먼저 취하고 기뻐하지만 사실 하느님의 뜻을 살피지 않고 내 맘대로 취한 현실적 유익들은 대체로 결국엔 내가 그것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나를 소유해 버리는 주종관계의 역전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아니, 알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들이 가나안 백성들을 통하여 현실적으로 유익을 얻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천사가 길갈에서 왔다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길갈에서  할례를 받고 이집트의 수치를 벗어버렸던 영적 고향과도 같은 곳이 길갈이기 때문입니다.

그곳으로부터 야훼의 사자가 와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와서 말씀을 전했다는 것은 첫 마음을 회복하라는 메시지를 가지고 천사가 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첫 마음을 잃고 헤맬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을 만났던 그 첫 마음의 공간에서 우리를 부르십니다. 십자가 사건 이후 실의에 빠진 제자들에게 갈릴래아-예수님을 제자들이 처음 만났던 곳-으로 가라고 말씀하신 예수님도 그러하셨습니다.

그 첫 마음의 장소에서 하느님의 천사가 와서 이스라엘 백성을 꾸짖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 책망의 말씀에 찔려서 소리 높여 울었습니다. 하느님의 책망의 말씀에 대하여 앙심을 품지 않고 울 수 있다는 것은 아직 희망이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인간은 실수할 수 있고 잘못할 수 있습니다. 실수와 잘못 자체가 죄와 허물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실수하고 잘못할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자기 잘못을 끝까지 변호하고 합리화하려고만 할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잘못하고 실수할 때 그래서 하느님께서 질책하실 때 울면서 회개할 수 있다는 것은 죄는 지었지만 그 죄의 결과를 완전히 되돌릴 수 있는 하느님께서 활동하실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 질책의 말씀을 마음으로부터 듣고 하느님께 제사를 올렸습니다. 죄는 지었지만 되돌아가겠다는 결심을 제사의 형태로 표현한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의지하며 신앙의 첫 발을 내디뎠던 곳이 어디인가 기억해야 합니다. 또 우리에게 신앙과 하느님의 비전에 대해 눈을 뜨게 해 준 사람이 누구인지 혹은 공동체가 무엇인지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영적 멘토나 영적 공동체에 지금도 꾸준히 순종하고 있는지 돌아 보아야 합니다. 나도 이제 이전의 내가 아니고 이렇게 성장했는데 하며 그 스승이나 영적 공동체의 첫 정신을 잃고 내 좋을 대로 하며 살지는 않는지 정말 돌아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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