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2000년 전에 물속의 동영상을 만든 사람 / 이인주 신부님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21 조회수723 추천수9 반대(0) 신고
2000년 전에 물속의 동영상을 만든 사람

이런 제목을 보면 대번 뭔 봉창 두드리는 소릴 하는가 하고 반문을 할 것이다. 그러나 2000년 전에 그런 분이 계셨기에 하는 말이다. 루가 5, 5-6. 8절을 보자.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못 잡았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많은 물고기가 잡혔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베드로가 예수님 앞에서 고백하는 대목이다.
 
왜 이렇게 고백을 했을까?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자기는 호수 속을 살피는 대에 있어 겨우 한 커트를 찍을 정도에 지나지 않는데, 예수님은 고화질의 동영상을 찍어내고 계신 것이 아닌가? 그러니 어떻게 그렇게 고백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한 마디로 쪽 팔리는 신세가 된 셈이다. 왜? 그건 베드로가 덜 겸손했기 때문이다. 즉 예수님을 영적인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자기와 같은 유의 사람으로 본 것에서 온 착각이었으리라.


우리가 늘상 주님 앞에 한 방 얻어터지는 것이 무엇인가? 겸손하지 못함에서 오는 교만이다. 베드로도 바로 그런 상태에서 예수님으로부터 호되게 한방 얻어맞은 것이다.
 
어떻게 얻어맞았는가? 예수님이 비범한 것은 인정한다. 즉 가르치고 목수 일 하는 데는 자신보다 날 수 있을 줄 몰라도, 호수 속, 이건 아니지 였다. 이유 인즉, 호수 속을 아는 것과 낚시와 그물질 하는 한에 있어서는 까불지 말라 였다.
 
그런데 그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던 것이다. 자신이 호수 속을 아는 정도는 흑백 카메라 한 커트 였다면, 예수님은 동영상 그것도 최고의 고화질이었기에 호수 속을 다 꿰고 계셨던 것이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하였는가 여부를 따지고 전에 그는 그만 기가 죽어 납작 엎드리고 말았다.
 

이 대목을 관상하면서 어찌나 베드로가 나와 똑같았던지, 나 또한 그냥 그 자리에 앉은 채로 한 시간을 꼬박 꼼짝 못한 채 눈물만 펑펑 쏟았더니, 한 시간 후 예수님 하시는 말씀, 야! 그만하면 됐다. 일어나라.
 
그렇지만 또 그렇게 울 날이 오지 않도록 늘 깨어 기도 하며 살아라. 좌우간 그런 소리를 듣고 나니 오장육부가 다 시원하여, 곧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느낌이다. 이때가 바로 문제의 때이다. 좌우간 예수님처럼 동영상을 찍을 수 있을 때까지 우린 겸손의 삶을 살아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1814년 “자산어보”를 쓴 정약전 어른은 분명 예수님을 무척이라 사랑했고, 또한 예수님을 아주 깊게 관상 안에서 만나 대화를 했다고 본다.
 
바다 속의 물고기의 생태 ,종류 거기에다 일기까지를 척척 다 알아 맞혔다니, 아마도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려고 끊임없이 그분께 다가갔다고 본다.
 
어민들을 사랑했기에 기도하고, 술 마시고, 그리고 바다 속을 관상하고, 산에 올라 먼 하늘을 바라보며 일기를 예언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이 2000년 전에 동영상을 찍을 수 있었던 비법을 정약전 어른도 예수 그리스도님을 깊게 관상 안에서 만남으로 해서 다 얻은 해안이었다고 본다.

주님을 만나 동영상 찍는 법을 배우고 싶거든, 우선 기도부터 시작하라. 그리고 의지와 상상과 은총 속에서 한 커트 씩 영적 사진 찍는 법을 배워라. 그럼 한 폭의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가능해지고 익숙해지면 바다 속을 여행할 수 있으리라.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