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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 22일 연중 제24주간 토요일 - 양승국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21 조회수662 추천수11 반대(0) 신고
 

9월 22일 연중 제245주간 토요일 - 루카 8,4-15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


<애야, 음식 간이 왜 이러냐?>


   ‘아줌마닷컴’에서 며느님들을 대상으로 이런 질문을 던져주고 설문조사를 했답니다.


   ‘추석 때 시어머님들에게서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


   1위: “아가야, 준비하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았니. 여기는 이제 됐다. 빨리 친정으로 가거라.”


   그 외 상위를 차지한 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어쩜 하느님께서는 이런 복덩이를 우리 집에 보내주셨을까?”


   “아가야, 명절 음식 간단하게 하자꾸나.”


   “어이, 거기 아들들, 드러누워만 있지 말고 와서 거들어라!”


   반대로 듣기 싫은 말.


  “뭐가 바빠 벌써 가려고 그러니? 좀 더 있다가 가거라.”


   “애야, 음식 간이 왜 이러냐?”


   “힘들다고? 그런 말 말거라. 옛날에 비하면 이건 일도 아냐.”


   또 다시 귀향을 위한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이번 추석에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 안 그래도 쓰린 속, 더 쓰라리게 만드는 말, 상대방을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는 말은 가급적 삼가면 좋겠습니다.


   때로 말이 폭력보다 더 무섭습니다. 때로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립니다. 이번 명절, 이왕이면 상대방에게 힘과 용기, 생명과 구원을 주는 기쁨의 언어를 주고받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년에는 농사중의 농사, 농사의 기본인 ‘벼농사’ ‘논농사’에 도전해보기 위해 이웃 전문 농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가을걷이가 끝난 들녘, 논에 남게 되는 것은 추수의 자취뿐입니다. 윗부분이 싹둑 잘려나가고 남은 벼의 밑둥 뿐입니다. 그 황량한 모습 그대로 겨울을 맞이합니다. 논은 꽁꽁 얼어붙습니다.


   이윽고 날씨가 풀리고 봄이 오면 농부는 논에 물을 댑니다. 모를 찝니다. 그리고 모를 심기 전에 해야 할 중요한 작업이 남아있습니다.


   겨울을 지내느라 얼어붙고 뭉쳐진 논의 흙을 갈아엎기 위해 로터리라는 농기계를 몰고 논으로 들어갑니다. 아주 특별한 기계입니다. 흙이든 짚단이든 뭐든 다 날려버립니다. 완전히 산산조각 냅니다. 철저하게 분쇄시킵니다. 그래서 로터리가 한번 지나간 뒷부분은 아주 부드러운 토양으로 변화가 되는 것입니다. 농부는 그제야 모를 심게 되는 것입니다.


   비옥한 땅, 좋은 토양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철저한 부서짐, 분쇄는 필수적입니다. 흙들이 똘똘 뭉쳐져 끝까지 자신의 과거 형질을 버리지 않을 때 좋은 토양이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좋은 땅에 대해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기뻐하실 좋은 토양이 되어야 합니다. 백배의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좋은 토양이 되는 일이 우리에게 주어진 평생의 과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을 분쇄시키는 작업은 필수입니다. 자신을 바꾸려는 노력은 필수입니다. 나를 좋은 토양으로 변형시키기 위한 철저한 자기포기가 좋은 토양으로 거듭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제입니다.


   이런 노력은 겸손의 덕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219번 / 주여 몸과맘 다바치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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