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




옛날
해(年) 기록 없고 텅 빈 푸른초장
양(羊) 무리가 되고 싶다
선 악 없는
달 별 가까운 언덕에서
나그네 한 분 만나고 싶다


다음날
포도원의 품꾼이라도 되어 붉은 포도주에 젖고도 싶고
즙틀을 이고 취하고 싶다
그분 물으시면
기다림에서 취한 그리움에서
더는 머물지 않아서 희락에 젖었다 하리


잔칫날 아니어도
기적수로 빚은 품격 높은 미주(美酒)가 아니어도 
부어 주시는 넘치는 잔
망서림 없이 비우고 싶다


그날
그분을 만지다 손이 데어도
그분을 바라보다 눈이 멀어도
그분의 발에 입 맞추다 벙어리가 되어도


참 좋겠다


날이 다하고
곤한 밤 찾아와 깊이 잠들다
빌려 쓰는 그분의 것 찰라에 잃어 알거지가 되어도
나그네 되신 그분 옆이면
나는
춤이라도 추겠네




/ 레오나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