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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축복의 선물 인생" - 2007.9.25 화요일 한가위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25 조회수532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9.25 화요일 한가위                    
요엘2,22-24.26ㄱㄴㄷ 요한 묵14,13-16, 루카12,15-21

                                                  
 
 
"축복의 선물 인생"
 


제대 앞, 상위에 놓인 갖가지 봉헌 예물 열매들이 상징하는바 깊습니다.

호박, 배, 사과, 밤, 대추, 고추....
다 그 고유의 모습 열매로 제대 앞에 놓여 있듯이
우리 또한 언젠가 죽음이 오면
각자 고유의 ‘참 나’의 열매로 하느님 앞에 나갈 것입니다.
 
과연 믿음, 희망, 사랑으로 잘 익어가고 있는 ‘참 나’의 열매들인지요?

새벽 긴 시간 말씀 묵상 중 깨달음처럼 떠오른 강론 주제였습니다.

“삶은 선물이다.”

가을철 추석에 더욱 실감나는 주제입니다.

얼마나 자주 잊고 지내는 주제인지요!
 
올해도 어김없이 하느님은 풍성한 수확철의 가을과 더불어
추석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가만히 삶을 들여다보십시오.
선물 아닌 것이 어디 있습니까?

지금 이 자리의 성전도,
미사도,
내 생명도,
여기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형제자매들도,
내 입고 있는 옷도,,,,
도대체 선물들 빼고 나면 ‘내 것’이라 남는 것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온통 하느님 사랑의 선물로 이루어진 우리 존재들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자각에서 저절로 솟아나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입니다.
 
1독서의 요엘 예언자 말씀 따라
온갖 선물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양 드리기 위해
기쁨 가득한 마음으로 추석 대축일 미사에 참여하고 우리들입니다.

“시온의 자녀들아, 주 너희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여라....
  타작마당은 곡식으로 가득하고, 확마다 햇포도주와 햇기름이 넘쳐흐르리라.
  너희는 한껏 배불리 먹고, 너희에게 놀라운 일을 한,
  주 너희 하느님의 이름을 찬양하여라.”

그렇습니다.

‘삶은 선물이다’라는 자각에서 저절로 솟아나는
찬미와 감사요, 기쁨이요 행복입니다.
 
그러니 살아있음 자체가 찬미와 감사요, 기쁨이자 행복입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삶은 축복의 선물이다.’라는 삶의 정의가 도출됩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의 어리석은 부자, 축복의 선물 인생을 살지 못했습니다.

탐욕에 중독되어 위로 하느님을 잊었고,
옆으로의 이웃을 잊었고, 안으로 참 나를 잊었습니다.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있지 않다.”

어찌 생명뿐이겠습니까?

아무리 돈 많아도 그 돈으로 생명은 물론,
참 기쁨도, 행복도, 사랑도, 희망도 살 수 없습니다.
 
이 모두들 재산이 아닌 하느님께 달려 있습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지 살 줄 알면 모두가 행복입니다.
 
 내 마음 하느님께 온전히 뿌리 내릴 때
풍성한 생명과 사랑, 희망, 그리고 참 기쁨에 행복입니다.

탐욕의 피해가 너무나 큽니다.

완전히 마음의 눈을 가려 버려
위로 하느님을, 옆으로 이웃을, 안으로 참 나를 보지 못하게 합니다.
 
육신의 눈 있어 하늘을 봐도 하느님을 보지도 못하고,
주변의 사람들을 봐도 이웃을 보지 못하고,
나를 봐도 참 나를 보지 못하니 눈 뜬 소경입니다.
 
완전히 ‘이기적 나’의 감옥에 갇힌,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폐쇄적 인간입니다.
 
아있다 하나 영혼은 죽은 사람입니다.
남아있는 건 육적 욕망 하나뿐입니다.

어리석은 부자의 독백을 들어보십시오.

“곳간들을 헐어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위에 하느님도 주변의 이웃도 없고,
있는 건 다만 이기적 육적 욕망의 나만이 있을 뿐입니다.
 
곧 이어 들려오는 하느님의 말씀,
어리석은 부자는 물론 탐욕에 중독된 모든 이들을 향한 경고입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자신을 위해서는 재산을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 부유하지 못한,
어리석은 부자였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하느님 앞에 부유한, 참 부자요, 지혜로운 사람이겠습니까?

첫째,
눈 들어 하늘을 보며 마음 활짝 열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사람입니다.
 
활짝 열어 하느님을 찬미하는 마음 그대로
드넓은 푸른 하늘, 자유로운 마음입니다.
 
둘째,
주변의 이웃들과 재물은 물론 내 지닌 것들을 나누는 사랑의 사람입니다.
나눌 것 없어서 못 나눈다는 건 거짓말입니다.
 
돈 없어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미소, 친절한 말, 진실한 마음, 소중한 시간이
때로는 물질보다 더 큰 위로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어리석은 부자가 지혜로웠다면 곳간들을 짓기 전에
모든 곡식과 재물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고,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과 이들을 나눴을 것입니다.

부단히 위에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고
옆으로 이웃들과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
진정 지혜롭고 하느님 앞에 부유한 사람입니다.
 
하느님께 저축해 둘 수 있는 것은
찬미와 감사의 삶, 이웃과 나누는 사랑의 삶뿐입니다.
 
애매하고 추상적인 ‘참 나’가 아니라,
이런 하느님 공경과 이웃 사랑의 실천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 자녀로서의 ‘참 나’입니다.
 
이런 이들이 주님 안에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요한 묵시록을 통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주님 안에서 죽는 이들은 행복하다.
  그들은 고생 끝에 이제 안식을 누릴 것이다.
  그들이 한 일이 그들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복의 선물 인생입니다.
 
결코 고해의 허무 인생이 아닙니다.

위에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고,
주변의 이웃들과 사랑을 나누며,
참 나를 살라고 주어진 축복 인생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모두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모든 은혜에 감사드리며
마음 활짝 열고 하느님을 찬양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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