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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26 조회수748 추천수9 반대(0) 신고
 
2007년 9월 26일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Take nothing for the journey,
neither walking stick, nor sack, nor food, nor money,
and let no one take a second tunic.
(Lk.9.3)
 
 
 
제1독서 에즈라기 9,5-9
복음 루카 9,1-6
 
 
오늘의 독서와 복음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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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사고로 인해서 양팔목이 부러진 적이 있습니다. 사실 처음에 사고를 당했을 때, 설마 뼈가 어떻게 된 것은 아니겠지 싶었어요. 그래서 파스만 바르고 하룻밤만 자고나면 곧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밤새 팔목이 아파서 잠을 잘 수가 없었고, 조금만 건드려도 참을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밀려왔습니다. 결국 날이 밝자마자 병원을 찾아갔고, 의사 선생님께서는 골절 같다고 하시면서 엑스레이를 찍자고 하셨습니다.

엑스레이를 여러 방향으로 찍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양팔목이 너무나 아픈 저로써는 이렇게 방향을 전환한다는 것이 쉽지 않더군요. 엑스레이 기사 선생님께서는 제가 고통스러워하니까 최대한 조심스럽게 촬영을 해주셨습니다.

잠시 뒤, 엑스레이 기사 선생님께서 손을 조금 움직여야 할 것 같다면서 힘들어도 조금만 참아달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너무나 아플 것 같아서 눈을 질끈 감았지요. 제 손목을 잡는 것을 느꼈고 한 차례의 통증이 파도처럼 밀려왔습니다. 저는 제 자신도 모르게 “아~~”라는 소리를 지르고야 말았습니다. 그러자 통증이 가라앉았고 저는 눈을 뜨면서 말했습니다.

“다 됐나요?”

바로 그때 엑스레이 기사 선생님께서는 안됐다는 듯이 쳐다보며 말씀하세요.

“아직 만지지도 않았는데…….”

만지지도 않았는데, 저는 아플 것이라는 생각만으로 아팠던 것이지요. 아무튼 저는 이 때 정말로 견디기 힘든 것은 통증에 대한 아픔보다도 ‘두려움’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이 세상의 모든 법칙에 해당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두려움만 없다면 세상의 모든 고통과 아픔은 이겨낼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그런데 파견할 때의 모습이 조금 이해하기 힘듭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

만약 나를 세상에 파견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신다면, 과연 나는 떠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최소한 먹고 마실 수 있는 여건은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 교통비와 숙박비 그리고 옷가지 몇 개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마 ‘떠나라!’는 말을 들음과 동시에 걱정과 함께 아무것도 없어서 혹시 어떻게 되지나 않을까 라는 두려움이 생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이 말에 순종하면서 정말로 그렇게 떠났습니다. 바로 예수님께 대한 굳은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떠나지만, 그래서 모든 것이 불가능해보이지만, 주님께서 그렇게 떠나라고 했으면 무조건 맞는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훌륭하게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을 수행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믿음은 어떠한가요? 과연 아무것도 없이 떠날 수 있을 만큼의 믿음이 있을까요? 주님께 대한 믿음은 세상의 것과 타협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타협하지 않는 믿음이 있을 때, 우리들 안에 존재하는 두려움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송아지의 고집('좋은 글' 중에서)
 
미국의 유명한 시인 에머슨의 소년 시절의 일화. 서재에서 책을 보고 있는 아버지에게 소년 에머슨이 큰 소리로 외쳤다.

"아빠, 좀 도와주세요. 송아지가 말을 안 들어요."

소년 에머슨은 송아지를 외양간에 넣으려고 여러 방법을 써 보았지만 송아지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에머슨, 좀 더 힘을 줘 봐."

아버지는 앞에서 당기고 에머슨은 뒤에서 밀어 보았지만 헛수고였을 뿐, 송아지는 오히려 난폭해져만 갔다. 그리고 화가 난 듯 마당 이곳저곳을 뛰던 송아지가 저 멀리 밭일을 하고 있는 늙은 하녀 쪽을 향했다. 그런데...

난폭해진 송아지와 마주선 하녀는 천천히 송아지를 바라보더니 손가락 하나를 송아지의 입에 물려주는 것이었다. 송아지는 젖을 빨듯이 손가락을 빨기 시작하면서 손가락을 물린 채로 뒷걸음질치는 하녀를 아무런 저항 없이 순순히 따라 걸었다.

소년 에머슨은 무력보다는 부드러움이 더 큰 힘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For slaves we are,

but in our servitude our God has not abandoned us

(Ez.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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