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9월 26일 야곱의 우물- 루카 9, 1-6 묵상/ 무궁화를 닮는 신앙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26 조회수579 추천수4 반대(0) 신고

무궁화를 닮는 신앙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불러 모으시어,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셨다. 그리고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주라고 보내시며, 그들에게 이르셨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곳을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사람들이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고을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에서 먼지를 털어버려라.” 제자들은 떠나가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 주었다.
(루카 9,1-­6)
 
변진흥(새천년복음화연구소 소장)
◆요즘 도시에서는 무궁화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 민족이 사랑한 무궁화를 중국 사람들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꽃’이라 하여 ‘하루 영화 꽃’으로 낮추어 불렀다고 합니다. 그러나 윤선도의 한시(漢詩)를 본 사람은 ‘아하, 그렇구나!’라고 할 것입니다. 윤선도의 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늘 핀 꽃이 내일까지 빛나지 않은 것은(甲日花無乙日輝)
한 꽃으로 두 해님 보기가 부끄러워서다(一花羞向兩朝輝)
윤선도는 무궁화가 아침에 피고 저녁에 장렬하게 지는 모습을 선비의 지조에 비유하여 임금에 대한 충성을 토로한 것입니다. 과거의 선비들은 하늘에 해가 두 개 있을 수 없듯이 두 임금을 결코 섬길 수 없다며 충절을 지키기 위해 목숨도 초개같이 버렸습니다. 그 힘이 조선 왕조를 그토록 오랫동안 유지하게 만들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도 그 힘을 지녀야 하고 복음을 전하는 자세도 그와 같아야 할 것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어르신들한테서 ‘찬류세상(竄流世上)’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습니다. 물 흐르듯이 눈 깜빡할 새에 금방 지나가는 세상이니 다른 욕심을 낼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지금 그런 모습으로 사는 사람들은 그리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주신 말씀, 곧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는 말씀은 무궁화처럼, 과거의 선비처럼 살라는 말씀인데 말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