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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본질적인 것을 추구하는 삶" - 2007.9.26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26 조회수622 추천수7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9.26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에즈9,5-9 루카9,1-6

                                                
 
 
 
"본질적인 것을 추구하는 삶"
 


언젠가 어느 신부님의 글에 대한 어느 분의 평을 읽다가
본능적으로 마음에 거슬리는 말마디를 잡고 한참동안 머물렀던 일이 생각납니다.

“...신부님의 다재다능한 매력이 드러난다...”

예전 같으면 예사롭게 보아 넘길 ‘다재다능’이란 말마디가
이날은 참 마음에 거슬렸습니다.

한 우물을 파며 본질 추구에 전념해야 할 수행자들에게
다재다능함은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쁘게 활동했는데 온통 이파리만 무성할 뿐,
열매들 없는 삶 되기 십중팔구입니다.
 
본질 추구의 삶, 갈림 없는 마음의 집중된 삶을 뜻합니다.

이리저리 마음 갈려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시간 낭비, 정력 낭비에 공허한 삶 될 수 있습니다.
 
본질적인 것을 잃고 부수적인 것들 속에서 헤매다 보니
그리도 바쁘고, 복잡하고, 혼란하고, 병도 많은 겁니다.
 
단순 소박한 본질 추구의 삶에 전념할수록
삶은 단순해지고 평화로워 질 것입니다.
 
단적으로 말해 본질적인 것들을 추구하는 삶은
하느님으로 가득 채우는 삶이요,
부수적인 것들을 추구하는 삶은 쓰레기들로 가득 채우는 삶입니다.

본질적인 것을 추구하다 보면
저절로 부수적인 것들은 떨어져 나가기 마련입니다.

이것저것 다 잘 할 수는 없습니다.
 
적당히 배나무 가지들을 전지해야 나무 꼴도 나고 열매도 좋지,
아깝다 하여 모든 배나무 가지들 살리다보면
나무 꼴도 열매들도 엉망이 될 것입니다.
 
배나무뿐 아니라
우리 영적 삶에도 정기적으로 부수적인 것들의 전지는 필수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제자들을 본질적인 것만 남기고
부수적인 것들을 말끔히 전지하여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하느님 나라의 복음 선포와 병자치유의 본질적인 사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자들에게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시는 주님이십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옷도 지니지 마라.”
 
온전히 하느님께 의탁하여 부수적인 것들은 모두 버리고
무소유의 삶으로 본질 추구의 삶에 전념하라는 말씀입니다.
 
제자들은 물론 우리들의 힘은 소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안팎으로 비워갈 때 하느님께서 채워주시는
우리의 충만한 존재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능력으로 가득한 ‘텅 빈 충만’의 우리 존재들 자체가
하느님의 나라의 선포입니다.

끊임없는 회개가 본질 추구의 삶에는 필수입니다.

결국 회개란 제자리에 돌아와 부수적인 죄의 가지들을 쳐내고
본질적인 것들만 추구하여 하느님만 환히 드러나게 하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1독서의 에즈라 사제,
공동참회를 통해
부수적인 것들의 죄의 가지들을 쳐내는데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하느님, 너무나 부끄럽고 수치스러워서,
  저희 하느님, 당신께 제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저희 조상 때부터 이날까지 저희는 큰 잘못을 저지르며 살아왔습니다.”

죄의 통회와 더불어
알게 모르게 베풀어주신 하느님의 은혜와 자애에 감사하는 에즈라 사제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부수적인 죄의 가지들 말끔히 쳐내고
주님의 생명과 사랑으로 가득 채우는 시간입니다.
 
하여 부수적인 소유물의 추구가 아닌
본질적인 하느님 추구에 전념할 수 있게 된 우리들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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