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27 조회수942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07년 9월 27일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 기념일
 
 
 
But Herod said, “John I beheaded.
Who then is this about whom I hear such things?”
And he kept trying to see him.
(Lk.9.9)
 
 제1독서 하까이 1,1-8
복음 루카 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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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 본당에서 한 달에 한 번 진행되는 음악피정이 있는 날입니다. 좋은 말씀과 아름다운 음악으로 주님을 찬양하는 은혜로운 시간이지요. 그러나 이 음악피정이 저절로 진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뒤에는 이 피정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바로 우리 성당의 청년들이 전날에 미리 나와 스피커와 앰프, 악기 그리고 좌석배치까지 모두 미리 세팅해 놓습니다. 그런데 어제 제가 밖에 나갔다가 다시 성당으로 들어오는데 이 준비를 하고 있었던 청년이 제게 전화를 합니다.

“신부님! 조금 이상합니다. 사제관 문이 활짝 열려 있고요, 신부님 방도 아주 이상합니다. 책상도 흐트러져 있고, 옷장 문도 활짝 열려 있는 것을 볼 때 옷장도 누군가가 뒤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마도 도둑이 든 것 같습니다. 빨리 오십시오.”

추석 명절 기간 동안 성당에 도둑 들은 곳이 많다고 하더니만, 우리 성당도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문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고 외출했던 제 자신을 자책하기 시작합니다.

‘지난번에 도둑을 맞아서 경비시스템을 새로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잠깐의 경비세팅 하는 것도 귀찮다고 안하고 외출하더니만 이렇게 되는구나. 서랍에 돈도 좀 있는데, 참 노트북은 괜찮을까?’

부랴부랴 외출했다가 사제관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방에 들어서는 순간, 저는 웃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도둑이 든 것이 아니라, 정리되지 않고 어수선한 제 방을 보고서 청년들이 오해했던 것입니다. 사실 이번 연휴기간 동안 어떤 작업을 좀 하느라 정리정돈을 전혀 하지 않았거든요. 따라서 마치 누군가가 뒤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어수선한 방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사제관 문은 아침에 빨리 나가느라 실수로 문을 열고 나갔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도둑이 들지 않았으니 다행이기는 하지만,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 만약 경비세팅을 해 놓고 외출했다면 걱정하지 않았겠지요. 경비세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했고, 도둑이 들었다고 확신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 전체도 이렇지 않을까요? 주님의 말씀을 제대로 따르지 않기 때문에 불안해하는 것이고, 그래서 힘들게 사는 것이 아닐까요?

주님의 말씀대로 사는 사람은 걱정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그에게 어떠한 상황도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믿음’이라는 형태로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말씀대로 살지 않는 사람은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헤로데처럼 불안에 떨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으로 잘 준비를 해야 합니다. 정말로 걱정 없이 살기를 원한다면, 정말로 자신 있게 이 세상 안에서 살기를 원한다면…….
 

주님의 말씀에 소홀히 하지 맙시다. 특히 사랑하라는 그 말씀을…….




목숨을 구하는 본성(이옥순, '인생은 어떻게 역전되는가' 중에서)
 
노스님이 갠지스 강가에 앉아서 시를 암송하고 있었다. 그때 나무 위에 있던 전갈 한 마리가 강물에 빠져 버렸다. 전갈이 허우적대는 모습을 지켜본 스님은 전갈을 건져서 나무에 도로 올려놓았다. 그러나 전갈은 괘씸하게도 자신을 구해 준 스님의 손을 물어 버렸다. 스님은 개의치 않고 다시 강가에 앉아서 시를 암송했다.

얼마 후 전갈이 다시 나무에서 떨어져 강물에 빠졌다. 스님은 다시 허우적거리는 전갈을 건져서 나뭇가지에 올려 주었는데 전갈은 또 스님의 손을 깨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갈이 또다시 강물에 떨어졌고 스님은 물에 빠진 전갈을 건져 나무에 올려 주었다. 이번에도 전갈은 은인의 손을 깨물었다.

그때마다 마을 사람이 물을 길러 왔다가 우연히 그 광경을 보았다.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스님 곁으로 다가갔다.

"스님께서 저 배은망덕한 전갈을 여러 번 구해 주시는 걸 보았습니다. 그런데도 전갈은 매번 스님을 깨물더군요. 저 못된 걸 죽도록 내버려 두지 왜 구해주십니까?"

그러자 스님은 그 사람을 돌아보며 말했다.

"보시오. 저 전갈도 어쩔 수 없는 거라오. 깨무는게 전갈의 본성이니까요."

"저도 그건 압니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 스님은 왜 전갈을 피하지 않습니까?"

"나도 어쩔 수가 없다오. 나는 사람이고, 목숨을 구해 주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 아니겠소?"
 

 
Go up into the hill country;
bring timber, and build the house
That I may take pleasure in it
and receive my glory, says the LORD.
(Hg,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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