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28 조회수896 추천수14 반대(0) 신고
 
2007년 9월 28일 연중 제25주간 금요일
 

 
 Who do you say that I am?”
(Lk.9.20)
 
 
제1독서 하까이 1,15ㄴ─2,9
복음 루카 9,18-22
 
오늘의 독서와 복음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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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한 달에 한번 있는 음악피정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사실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에 음악피정을 한다고 공지를 했기에 날짜를 바꾸지는 않았지만 걱정이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한가위 연휴 바로 다음 날이었거든요. 더군다나 새벽부터 내리는 비는 저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음악피정이 시작하는 10시경. 저의 불안은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더군요. 너무나도 적은 교우들 그리고 조금씩 내리는 빗줄기. 피정 강의를 해주실 신부님께서는 일찍 오셔서 강의 준비를 하고 계시는데 이에 반해서 좌석을 채우는 숫자는 너무나 적으니 걱정이 안 될 수가 없었습니다.

찬양을 시작하면서 피정을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 함께 큰 소리로 찬양을 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혹시 나는 이 음악피정을 단순히 한 달에 한번 치루는 일로써만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정말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찬양과 말씀을 통해서 하느님을 더욱 더 가까이 체험하는 것이 목적인데 어느 순간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치러야 하는 일로만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의 숫자에 연연하게 되고, 날씨가 안 좋으면 안 좋아서 불만이고 날씨가 너무 좋으면 사람들이 모두 다른 곳으로 놀러가지 않을까 걱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단 한 사람이도 이 음악피정을 통해서 사랑의 하느님을 체험했다면 그것으로도 감사와 찬미를 드릴 수 있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음악피정을 시작하면서 말씀드렸지요.

“저 역시 피정에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강의 때마다 고해소에서 고해성사를 드리겠습니다. 성사를 보실 분은 조용히 고해소로 오셔서 성사 보시길 바랍니다.”

많은 분에게 고해성사를 드렸습니다. 저 역시 고해소에서 기도를 하면서 처음의 불편한 마음들을 하나씩 주님께 맡길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 큰 기쁨과 마음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었고, 놀라운 것은 점점 사람들이 오셔서 음악피정의 빈자리를 채우시더라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재주와 능력이 중시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커 보이는 인간의 재주와 능력이 주님 앞에서는 얼마만할까요?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모든 것인 양 착각하는 어리석음이 아닐까요?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다는 것은 인간적인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님과 함께하는 겸손한 자만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인간적인 것들을 채우기 위해 주님을 부르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던 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군중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고 묻습니다.

제자들은 군중이 보이는 예수님에 대해 들리는 ‘세례자 요한, 엘리야, 예언자’의 이름을 말합니다. 제자들은 이 호칭을 받는 예수님에 대해 한껏 자랑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군중의 인기도를 물어본 것이 아니라, 당신 자신에 대해 제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고 싶었나 봅니다. 그래서 곧바로 다시 묻습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우리 모두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해봐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해 자신 있게 답변하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것들을 채우려는 욕심을 가지고서는 불가능합니다. 진정으로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는 겸손한 자만이 “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묵상해 봅시다.




기도(정채봉)
 
 
 
쫓기는 듯이 살고 있는
한심한 나를 살피소서

늘 바쁜 걸음을 천천히 걷게 하시며
추녀 끝의 풍경 소리를 알아듣게 하시고
거미의 그물 짜는 마무리도 지켜보게 하소서

꾹 다문 입술 위에
어린 날에 불렀던 동요를 얹어 주시고
굳어 있는 얼굴에는
소슬바람에도 어우러지는
풀밭 같은 부드러움을 허락하소서

책 한 구절이 좋아
한참을 하늘을 우러르게 하시고
차 한 잔에도 혀의 오랜 사색을 허락하소서

돌 틈에서 피어난
민들레꽃 한 송이에도 마음이 가게 하시고
기왓장의 이끼 한 낱에서도 배움을 얻게 하소서
 
 
 
 “The Christ of God.”
(Lk.9.20)
 
 



Andre Gagnon/ Reves D'autom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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